[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사자의 시름이 깊어진다. 백조로 변신하기만을 기다리며 지켜보지만, 그 날갯짓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벨레스터(삼성)는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서 패전투수가 됐다. 5회를 못 버티고 강판, 시즌 3패째를 기록했다. 3경기 등판해 3패. 외롭진 않다. 지크(KIA), 김민우(한화)와 함께 ‘전패’ 의 불명예를 나눴다.
‘불운’하긴 했다. 벨레스터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삼성 타선의 득점 지원은 1점(5일 수원 kt전)-1점(10일 사직 롯데전)-0점(15일 두산전). 3경기에서 단 2득점이었다. 바로 다음 차례인 윤성환(6일 kt전 11점-12일 대구 NC전 16점)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불안’했다. 벨레스터는 차우찬, 웹스터, 윤성환처럼 6,7이닝을 책임진 적이 없다. 시즌 최다 이닝이 5이닝. 그것도 딱 한 번(10일 롯데전)이었다. 무엇보다 제구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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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벨레스터는 3경기에 나가 3패를 기록했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삼성 타선은 2점 밖에 못 뽑았다. 하지만 벨레스터 또한 제구 난조 속에 조기 강판됐다. 사진=김재현 기자 |
벨레스터는 장원삼의 16일 1군 복귀로 예정보다 등판 일정이 앞당겨졌다. 그렇다고 무리한 일정은 아니다. 벨레스터는 5일 간격으로 계속 마운드에 올랐으니까. 답답한 삼성이다.
삼성은 과거에도 초반 출발이 좋지 않으나 결과적으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들이 있었다. 벨레스터가 그 바통을 이어주길 바랐을 터.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저 바람이다. 아직 벨레스터는 변신하지 않았다.
삼성의 속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벨레스터를 품어야만 하는 현주소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고 있는 삼성이다. 장원삼은 허리 통증을 털고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차우찬이 가래톳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차우찬은 열흘 만에 돌아올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빈자리가 계속 생기고 있다. 당장 19일 광주 KIA전에 누구를 선발투수로 쓸지 고민이다. 정인욱(가장 빠른 1군 복귀일은 21일), 최충연, 이케빈, 김기태, 김건한 등이 후보다. 여기에 벨레스터까지 뺄 경우, 스트레스 지수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교체’ 카드도 시기상조. 이제 3경기만 뛰었을 뿐이다. 기회는 좀 더 주어져야 한다. 벨레스터는 시범경기에서 들쭉날쭉하나 인상적인 피칭을 펼친 적도 있다. 빠른 공과 예리한 커브도 갖고 있다. 또한, 개막 2주 만에 성급하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외국인선수 농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렵다. 바꾸더라도.
‘제구만 잡히면’이라는 단서가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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