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당신의 아침을 즐겁게 할 메이저리그가 찾아 온다.
한국 야구팬들에게 2016년 메이저리그는 어느때보다 더 큰 재미가 예상된다.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추신수(텍사스),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이대호(시애틀), 최지만(에인절스)에 부상에서 회복하는 류현진(다저스)과 강정호(피츠버그)까지 합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보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간을 치기로 한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꼭 챙겨봐야 할 매치업 몇 가지를 소개한다.
↑ 토론토 팬들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쳤겠지만, 텍사스팬들에게는 분노가 치밀었을 이 장면. 사진=ⓒAFPBBNews = News1 |
악연의 재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유틸리티 선수 크리스 코글란은 지난해 9월, 2루에서 잊을 수 없는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9월 18일 시카고 컵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기, 컵스 소속이던 코글란은 2루에서 피츠버그 유격수 강정호의 병살 시도를 막기 위해 깊은 슬라이딩을 했다. 이 과정에서 둘이 부딪혔고, 코글란의 다리에 걸린 강정호는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강정호는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코글란은 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랜드로 이적했다. 리그가 달라지면서 둘이 만날 일도 없어졌을 거 같지만 이게 웬걸, 올해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와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의 인터리그 매치업이 결정되면서 두 팀은 한 차례 맞대결을 갖게 됐다. 7월 2일부터 4일까지 O.co 콜리세움에서 3연전을 갖는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코글란은 "다른 선수를 다치게 하려는 선수는 없다"며 고의가 아니었음을 강조했고, 강정호도 에이전트를 통해 "코글란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사건' 이후 처음 한 그라운드에서 선수로 만나게 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도 같은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이번 시즌 19차례 벌어질 LA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대결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악연 매치'가 될 것이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과 갈등 끝에 에인절스를 박차고 나온 두 사람, 제리 디포토 단장과 스캇 서비스 부단장이 시애틀 단장과 감독으로 변신, 에인절스를 상대한다.
소시아와 디포토는 지난 2012시즌 이후 디포토가 소시아의 친구인 미키 해처 타격코치를 경질하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성적이 좋아 갈등이 봉합됐지만, 2015년 디포토 단장이 제공한 정보를 소시아가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서 다시 한 번 갈등을 빚었다. 둘의 싸움은 결국 구단주가 소시아의 편을 들어주며 디포토가 에인절스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2016년, 소시아와 디포토는 남이 돼서 다시 만난다. 오는 4월 23일 애너하임에서 첫 번째 대결을 갖는다.
새로운 라이벌
텍사스 레인저스과 휴스턴 애스트로스, 같은 텍사스주를 연고로 한다는 점 이외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었던 두 팀은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선두 다툼을 벌이며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로 발전했다. 그 출발점은 7월 휴스턴에서 열린 경기 도중 일어난 벤치클리어링이었다. 텍사스 타자 루그네드 오도어와 휴스턴 포수 최현이 말다툼을 벌이다 시작된 이 벤치클리어링에서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A.J. 힌치 휴스턴 감독에게 분노에 가득찬 표정으로 삿대질을 해 주목받았다. 이후 텍사스가 상승세를 타면서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달아올랐다(다행히 배니스터와 힌치는 친분을 회복했다). 텍사스는 오는 20일 홈에서 열리는 휴스턴과 시즌 첫 맞대결에서 당시 삿대질을 한 배니스터 감독의 모습을 딴(그러나 표정은 웃고 있는) 바블헤드 인형을 사은품으로 준비했다.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새로운 라이벌로 주목받고 있다. 두 팀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라이벌 관계는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가 줄곧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사이, 컵스는 하위권을 맴돌았기 때문. 그러나 컵스가 2015시즌 전력이 몰라보게 달라지며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만나 승리를 거두면서 판도가 뒤집어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컵스가 제이슨 헤이워드, 존 래키 등 세인트루이스의 핵심 전력이었던 선수들을 FA로 영입했다. 1990년대말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경쟁으로 달아올랐던 두 팀의 관계가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 제리 디포토와 스캇 서비스. 에인절스에서 마이크 소시아 감독과 갈등을 빚은 두 사람은 시애틀 매리너스 단장과 감독으로 변신, 에인절스를 상대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리턴 매치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의 리턴 매치도 화제를 모을 것이다. 개막전부터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뉴욕 메츠와 캔자스시티 로열즈가 재대결한다. 메츠의 선발은 공교롭게도 지난 월드시리즈 5차전 선발이었던 맷 하비. 8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하고도 9회 무너지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하비가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메츠와 LA다저스의 대결도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질 예정이다. 루벤 테하다에게 거친 슬라이딩을 했던 체이스 어틀리가 시티 필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환대(?)를 받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디비전시리즈에서 혈전을 펼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텍사스, 두 팀의 재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두 팀은 5월 3일부터 6일까지 토론토에서 4연전, 14일부터 16일까지 알링턴에서 3연전을 펼친다. 특히 알링턴에서 진행되는 3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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