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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매일경제> |
누구나 한번 쯤 수험 생활을 해봤다면 ‘모의고사는 곧 실전’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의고사에 일희일비하기도 하고, 모의고사 성적만으로 실전의 성적을 가늠하기도 한다.
야구의 세계에도 모의고사는 있다. 정규시즌에 앞서 10개 구단이 치르는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의 모의고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에서의 모의고사라 할 수 있는 시범경기 성적은 실전인 정규시즌을 얼마나 대변하고 있을까.
‘숫자와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시범경기 결과와 정규시즌 결과를 비교했다.
◆ 팀 성적
▶ 누군가는 떨어지고, 누군가는 올라간다
2015 모의고사 1등은 넥센 히어로즈(승률 0.667)이었다. 이어 2위는 NC 다이노스(0.636). 반면 모의고사에서 꼴지는 한화 이글스(0.250)였다. 놀랍게도 시범 경기와 정규 시즌 순위가 일치하는 팀은 단 한 팀. 시범 경기 7위, 정규 시즌 7위를 한 KIA 타이거즈뿐. 특히 지난 시즌 준우승을 한 삼성 라이온즈는 모의고사에서 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꼴지를 한 한화는 6위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5 시범경기의 성적보다 정규시즌이 좋지 않았던 팀은 5팀(넥센, NC, 롯데, LG, kt)이었고, 성적이 올라간 팀은 4팀(삼성, 두산, SK, 한화)이었다.
2014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팀의 절반가량은 순위가 내려갔고, 나머지는 올라갔다. 2014년의 경우에 5팀은 모의고사보다 실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삼성, 넥센, SK, 롯데는 정규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013년에도 넥센만이 시범경기, 정규시즌에서 똑같이 4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팀들 중 4팀 KIA, SK, NC, 한화는 순위가 하락했고, 삼성, 두산, LG, 롯데의 순위는 올라갔다. 즉, 성적이 떨어질 확률도, 올라갈 확률도 50%인 셈이다.
▶ 실전에 강한 삼성
2013~2015 3년 동안의 성적을 바탕으로 보면 실전에 가장 강한 팀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2013년 삼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꼴찌인 9위. 시범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의 ‘빙산의 일각’일 뿐임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2014년엔 시범경기에서는 6위를 차지했으나 정규시즌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고, 2015년엔 시범경기에서 8위에 그쳤던 성적이 2위(정규시즌 승률 1위)로 올랐다.
◆ 개인 성적
▶ 모의고사 ‘우등생’들은 어디로 갔나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간의 격차는 개인 성적에서 더욱 심한 격차를 보였다.
2015년 시범경기에서 타자들 중 강세를 보였던 것은 나바로(지바롯데), 박계현(SK)였다. 하지만 실전에서 타율 1위는 테임즈(NC), 유한준(kt)였다. 타율뿐만 아니라 홈런 부문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시범경기에서의 홈런왕은 아두치(롯데)였지만 실전에서 홈런왕의 주인공은 박병호(미네소타)였다.
시범경기 타율 랭킹 5위안에 들었던 타자 중 정규시즌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명도 없었다. 홈런 TOP5에는 나바로와 박병호, 둘 만이 정규시즌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5 투수부문의 ‘모의고사 우등생’들도 실전에선 자취를 감췄다. 2015년의 경우 자책점을 기준으로 시범경기에 1위를 차지했던 밴헤켄(세이부)를 포함해 5위 안에 든 선수들 중 정규시즌에서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없었다.
2014년에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개인성적 간 차이는 컸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없었다.
경기 수에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결과에는 큰 간극이 존재했다.
◆ 2016 시범경기 결과는
지난 27일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마무리 되며 모의고사는 끝났다.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던 삼성이 승률 0.668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신생팀의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며 kt(0.667)가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두산(0.615), 4위는 한화(0.563), 공동 5위는 NC(0.500), KIA(0.500), 7위는 LG(0.467), 8위는 SK(0.429), 9위는 넥센(0.333), 10위는 롯데(0.214)였다.
미국 전 프로야구 선수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말을 남겼다.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시범경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해서
실전을 앞두고 있는 2016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내달 1일 두산-삼성(대구), 롯데-넥센(고척), kt-SK(문학), KIA-NC(마산), 한화-LG(잠실) 개막전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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