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2015-16시즌 프로농구의 화두 중 하나는 외인이었다. 외인 두 명 중 한 명을 신장 193cm 이하로 뽑아야 한다는 조항을 넣으면서 모처럼 프로농구에는 단신 외인 등장했다. 화려한 테크니션을 앞세운 공격 농구로 농구장을 떠났던 팬들을 다시 잡겠다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의 생각이었다.
여기에 2라운드부터 3쿼터에 한 해 외인 두 명이 동시에 뛰게 했으며 4라운드부터는 2,3라운드에 동시에 두 명이 코트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등 대대적으로 규정이 변경했다. 시즌 중간에 규정이 변경되면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득점이 늘어나는데 기여한 것은 분명했다.
2014-15시즌에는 창원 LG(80.1점)만이 평균 80점을 넘겼으나 올 시즌에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고양 오리온, 창원 LG, 전주 KCC 등 네 팀으로 늘어났다. 개인 기록으로 봐도 지난 시즌 평균 20점 이상을 넣은 외인 선수가 두 명이었던 것에 반해 올 시즌에는 6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 조 잭슨과 안드레 에밋은 2015-16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그러나 "단신 외인"에 관한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덕분에 오리온은 1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미끄러졌지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단신 외인들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달라진 외인 규정이 완벽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모든 팀들이 잭슨과 에밋 같은 유형의 단신 선수들을 뽑은 것은 아니었다. 많은 팀들이 ‘언더사이즈 빅맨’을 선호하면서 웬델 맥키네스(원주 동부), 커스버트 빅터(울산 모비스) 등의 활약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팀 전술에 맞고 실력이 뛰어난 외인 선수들을 뽑기 위한 일이었지만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 것은 사실이다. 일부 단신 외인들은 ‘언더사이즈 빅맨’에 밀려 시즌 중 유니폼을 벗기도 했다.
외인들의 볼거리는 늘었지만 정작 토종 선수들의 득점력은 더욱 줄었다. 지난 시즌 득점 상위 15명 중 국내 선수는 5명이었다. 올 시즌에는 1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마저
지난 시즌 평균 16.92점을 기록해 유일하게 득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문태영은 올 시즌 15.67점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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