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은 2016년 외국인선수를 물갈이 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쿼터를 다 바꾼 건 삼성이 유일했다. 재계약 대상자가 없진 않았다. 야마이코 나바로는 삼성의 구애에도 일본으로 건너갔다.
예년보다 더딘 과정 속에 3명의 새 얼굴이 결정됐다. 투수 앨런 웹스터와 콜린 벨레스터, 그리고 야수 아롬 발디리스. 스프링캠프에서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으나 시범경기 들어 류중일 감독은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간혹 위아래가 아닌 좌우로 움직일 때가 있다. 걱정은 다 지우지 못했다.
↑ 앨런 웹스터는 제구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으나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특히, 탈삼진과 땅볼 비율이 매우 높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
웹스터는 4월 1일 두산과 개막전 선발투수(차우찬)로 낙점되지 않았다. 그러나 개막 3연전에 나갈 가능성이 크다. 충분히 1~3선발 내 경쟁할 구위를 갖췄다는 평가다.
웹스터는 두 차례 시범경기에 나가 총 9이닝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탈삼진이 무려 12개였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최고 153km)은 묵직했다. 순간 제구가 흔들려 안타(8)를 많이 맞기도 했으나 장타는 1개(3루타)였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도 합격점이다. 다만, 볼넷이 4개.
특히, 새로운 땅볼 요정이다. 웹스터는 27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내야 땅볼이 11개였다. 삼진 다음으로 많았다. 땅볼을 유도하는 그의 투심은 위력적이었다. 김태한 투수코치는 “선발투수로서 갖춰야 할 것 갖췄다. 변화구도 다양하며 속구의 힘도 있다. 충분히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차우찬, 장원삼과 함께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자원인 셈이다.
NPB리그에서 오랫동안 뛰었던 발디리스도 시범경기 들어 180도 달라졌다. 타율 4할(45타수 18안타)로 백상원(4할2푼1리)에 이어 팀 내 타율 2위.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배트는 뜨거워졌다. “아직 불안하다”라던 내부 평가는 쏙 들어갔다.
외국인선수 최다 홈런(48)을 쳤던 나바로와는 다른 유형이다. 타격과 수비는 그의 강점이다. 튀지 않고 팀에 잘 융화하는 것 또한. 거포보다 공-수를 겸비한 외국인타자를 찾았고, 발디리스는 적격이다. 시범경기 행보만 두고선.
김한수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만 해도 배트 스피드가 느려 걱정이 많았는데 컨디션이 많이 올라갔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라며 “나바로만큼의 홈런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삼진이 적고 찬스를 잘 살린다(득점권 타율 4할6푼7리). 5,6번 타순에 어울리는 스타일일다. (좌타자가 많은 팀 특성상)3번타자로 뛰었는데 아주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 콜린 벨레스터는 제구 난조라는 큰 숙제를 남겼다. 11이닝 동안 피안타(11개)에 버금가는 볼넷(9개)을 내주며 흔들렸다. 사진=옥영화 기자 |
벨레스터는 자신을 둘러싼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진 못했다. 제구 불안이 늘 꼬리표로 따라 다녔다. 시범경기 11이닝 동안 볼넷이 9개. 3경기 연속 3개씩을 허용했다. 10개 구단 통틀어 김재영(11개·한화), 슈가 레이 마리몬(10개·kt)에 이어 최다 볼넷 3위. 제구의 폭이 컸다. 스트라이크존을 어이없게 벗어나는 공이 적지 않았다.
벨레스터는 지난 23일 LG전에서 3이닝 동안 안타 8개와 4사구 4개로 무려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앞서 두 차례 등판에서 무실점을 했지만, 롤러코스터였다. 기복이 심했다.
삼성은 벨레스터에 대해 제구만 보완되면 더욱 위협적인 피칭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스로 물으며 고쳐가려는 의지도 강하다. 장점이 많은 투수다. 공은 빠르다. 최고 구속은 152km. 커브의 각도 예리하다. 결국, 그 흔들리는 제구를 얼마나 빨리 잡느냐가 관건이다. 낯선 무대에 대한 적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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