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태국 방콕) 윤진만 기자] 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대표팀 동료들이 인정하는 ‘진짜’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24일 레바논전을 마치고 “대표팀 전력의 99.9%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MSG를 팍팍 뿌린 발언이지만, 동료들이 생각하는 기성용이 어느 정도의 선수인지가 느껴진다. 이청용은 과거 “(기)성용이가 만약 내 위치인 측면 공격수로 뛴다면, 나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라는 말로 절친의 실력을 높이 산 적이 있다. 레바논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기성용의 어시스트를 득점으로 연결한 이정협은 “레바논전 골 지분의 절반 이상은 성용이형의 몫”이라고 했다.
개개인이 기성용에 대해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다. 허나 “기성용은 다르다”는 데 이견을 낼 선수는 아마도 없을 것 같다. 28일 밤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만난 홍정호는 "현 대표팀 NO.1은 단연 성용이형이다. 존재감이랄까, 그런 게 (다른 선수들과는)다르다"고 했다.
↑ 기성용은 운동장 위에서 실력으로 선수들을 이끄는 유형의 주장이다. 그런 면에서 전임 주장 박지성과도 닮았다. 사진(태국 방콕)=천정환 기자 |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기성용에 의존한다. 레바논전에서 결장하거나 후반 교체로 출전한 선수들로 태국전 선발진을 꾸릴 수 있었으나, 유일하게 기성용만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전날 훈련을 마치고 기성용을 따로 불러 이 같은 구상을 전달했다.
유럽발 장거리 이동, 레바논전 풀타임, 6시간 비행, 짧은 휴식, 고온다습한 날씨 등 몸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 한둘이 아녔지만, 기성용은 경기장 위에서 왜 슈틸리케 감독이 자신을 내보냈는지 증명했다.
공격에 무게를 두고자 할 때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서서 플레이 메이킹을 했고, 안정을 꾀해야 할 때는 수비 진영으로 몇 걸음 이동해 연결 고리 역할에 치중했다. 태국이 심리 싸움을 걸면 심리 싸움으로 응대했고, 몸으로 밀면 똑같이 갚아줬다. 전방위적으로 패스를 뿌리는 윤활유 역할도 잊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평소보다 전진 배치하여 전반 4분 저돌적인 문전 돌파로 석현준의 기습 선제골을 도왔다. 기성용은 흘러내리는 바지를 꼭 붙들어 매는 허리띠와 같았다.
↑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을 무한신뢰한다. 기성용은 유럽파 중에서도 "경기에 뛰는" 선수이고,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사진(태국 방콕)=천정환 기자 |
슈틸리케호에 있어 6월 유럽 강호 스페인, 체코와 원정 평가전은 여러 의미에서 진정한 시험대다. 두 팀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래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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