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승엽(40·삼성)은 ‘기록의 사나이’다. KBO리그의 홈런 기록은 곧 이승엽이다. 시즌 최다 홈런(2003년·56개)의 보유자인 그는 지난 2013년 통산 최다 홈런 기록(종전 양준혁의 351개)을 갈아치우더니 지난해 전인미답의 400홈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에만 400홈런 외에도 7가지 주요 기록(1600경기 출전/1800안타/400·2루타/3500루타/900사사구/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을 달성했다. 그리고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하며 통산 10번째 영예를 안았다. 사상 최다로 사상 최초의 진기록이다.
이승엽의 기록 행진은 2016년에도 계속된다. 박병호(미네소타)가 떠나며 ‘시즌 홈런왕’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나 ‘통산 홈런왕’에 대한 관심도 못지않게 크다. 이승엽은 통산 41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가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의 통산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다. 살아있는 전설인 셈이다.
↑ ‘국민타자’ 이승엽의 도전은 2016년 KBO리그에서도 계속된다. 다양한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사진=옥영화 기자 |
더욱이 새 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삼성은 올해부터 ‘새 집’ 라이온즈파크로 이사를 갔다. 팔각형의 독특한 구조인 새 구장은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평가된다. 외야 펜스가 원형이 직선형이라 좌중간 및 우중간 거리가 다른 구장과 비교해 가깝다. 26일 현재 4번의 시범경기에서 홈런 7개가 터졌다. 이승엽도 홈런에 관해 “많이 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KBO리그는 2012년 이후 2000안타의 기록이 쏟아졌다. 장성호(은퇴)가 2012년 최연소, 이병규(9번·LG)가 2014년 최소 경기, 홍성흔(두산)이 2015년 우타자 최초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2명의 선수가 2000안타에 도전한다. 1922안타의 박한이(삼성)와 1860안타의 이승엽이다. 1시즌에 2명이 2000안타를 이루는 건 처음이다.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이승엽은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뒤 150안타를 세 차례나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26일 현재 2할3푼9리로 주춤하나, 복귀 이후 그 첫 해였던 2012년(4할2푼9리)을 제외하고 시범경기 타율이 3할을 넘긴 적이 없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건 아니다. 이승엽은 클래스를 매년 증명하고 있다.
주목할 건 홈런 외에도 통산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양준혁(은퇴)의 몇 가지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 양준혁은 경기, 타수, 안타, 2루타, 루타, 타점, 득점, 볼넷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승엽이 경신할 게 유력한 건 타점과 득점이다.
이승엽은 통산 1293타점과 119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양준혁(1389타점 1299득점)에 이은 통산 2위. 97타점과 101득점을 올릴 경우, 통산 홈런-타점-득점 1위의 주인공은 이승엽이다. 지난해 페이스(122경기 90타점 87득점)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가장 먼저 1400타점, 1300득점의 고지를 밟게 된다. 그렇다면 통산 5번째 100득점 100타점의 기록까지 바라볼 수 있다. 100득점 100타점은 지금껏 20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승엽이 최다 기록 보유자다.
이승엽은 루타(3552) 및 2루타(402) 부문도 통산 2위다. 격차(양준혁 루타 3879-2루타 458)가 크지 않아 깰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내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승엽은 328루타를 기록해야 하는데,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이에 근접한 선수는 없었다. 박병호가 지난해
또한 기록 경신을 위해 57개의 2루타가 필요한데, 이승엽이 한 시즌 가장 많이 쳤던 건 42개(2002년)였다. 삼성의 유니폼을 다시 입고서는 30개(2014년). 최다 루타 및 2루타 등 이 2가지 기록은 평소처럼 한다면, 내년 안으로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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