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베테랑 투수 정현욱이 62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길었던 부상을 털어내고 다시 재기의 날개 짓을 펼쳤다.
정현욱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두산과의 2016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6회초 1사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지난 2014년 7월 8일 두산전 이후 627일 만에 1군 무대 등판이다.
많은 팬들의 박수와 함께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은 첫 타자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최주환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감했다. 그리고 정현욱의 임무는 끝이 났다.
길고 긴 부상의 시간을 이겨낸 감동의 등판이었다. 2000년대 초반 국내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서 명성을 날렸지만 최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12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갈수록 등판횟수는 줄어들었다. 부상에 신음하며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개인적인 투병 소식까지 이어져 선수생활에 위기를 겪었다.
↑ 정현욱(사진)이 62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부상에서 회복한 정현욱은 올 시즌 베테랑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경기 후 만난 정현욱은 “어릴 적 처음 공을 던질 때처럼 긴장됐다. 깔끔하게 이닝을 처리하고 싶었다”고 상기된 표정을 드러냈다. 정현욱은 현재 자신의 몸상태를 80%라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닝 파트에서 5월 쯤에는 100%가 될 것이라 말해줬다. 그간 2군에서 경기를 뛰며 감각을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현재 상태를 밝혔다.
짧은 이닝이었지만 정현욱에게는 터닝포인트와 같은 경기였다. 그는 가족들과 2군 트레이너,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을 빼놓지 않으며 “그동안 생각이 복잡했다. 아플 시기 동안 생각을 많이 정리했다.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떠올렸다.
정현욱은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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