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긴장된 1군 무대 등판, 줄곧 실수가 이어졌다. 그렇지만 팬들은 오히려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LG 신인투수 김대현의 첫 선발등판 이야기다.
김대현은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2016 KBO리그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3피안타 4사사구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김대현에게는 험난했던 첫 등판이었다. 짧은 이닝이었지만 시작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1회초부터 위기가 전개됐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상대 타자들에게 9구 연속 볼을 던졌다. 그리고 10구째. 공이 포수미트 가운데에 꽂히자 심판은 우렁찬 목소리로 첫 스트라이크를 외쳤다. 관중들 사이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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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투수 김대현(사진)이 25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양상문 감독이 당장의 결과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내린 깜짝 선발등판이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LG는 2016년 1차 지명선수로 김대현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를 곧장 이상훈 코치에게 맡겼다. 당장 필요한 전력은 아니었다. 몇 년 뒤를 바라본 큰 그림이었다. 이천서 무럭무럭 성장하던 김대현은 지난 24일 1군에 깜짝 부름을 받았다. 양상문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 앞에서 불펜투구를 하며 구위를 점검받았다.
하루가 지난 뒤 양 감독은 넥센과의 두 번째 시범경기 선발투수로 김대현을 발표했다. 깜짝 등판이었다. 곧장 시범경기 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신인 선수들이 빠르게 실전에 나서는 것보다 기량을 먼저 갖추게 만들겠다던 양 감독의 올 초 마음이 바뀐 것일까. 양 감독은 “(김대현이) 이천에서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본인도 큰 기대를 갖고 있을 텐데 이천에만 있게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과정이다. 1군 무대를 경험해보는 것이 도움 될 것”며 깜짝 등판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보여준 첫 불펜피칭에 대해서도 “힘 있게 던졌다. 기본적으로 파워가 있는 만큼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대형투수가 될 자질을 가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훈련의 일환이었다. 김대현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회. 실전무대의 벽은 높았지만 스스로 이닝도 끝내보며 자신감과 경험을 얻었다. 마운드에서 실수를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2위였던 LG는 올 시즌 역시 탄탄한 마운드가 예고됐다. 신인이 뚫기에 힘든 벽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당장이 아닌 미래를 바라본다면 김대현과 LG 구단, 모두에게 의미 있던 등판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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