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산) 김근한 기자] 파죽의 18연승을 달렸던 정규시즌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홀연히 사라졌다. 후반기 보여준 압도적인 ‘스피드 배구’도 같이. OK저축은행에 결국 왕좌를 내준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 OK저축은행과의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1-3(20-25 15-25 25-19 23-25)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에 남은 경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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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시즌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OK저축은행에 일격을 맞고 맥없이 무너졌다. 사진(안산)=곽혜미 기자 |
2세트는 더 힘겨웠다. 현대캐피탈은 초반 2점에 그쳤고 그 사이 OK저축은행은 9-2까지 달아났다.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 차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발을 더 얼어붙게 했다. 정상적인 공격 작업이 힘들 정도로 조직력이 흔들렸다. 10-20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벼랑 끝에 몰렸다.
마지막 벼랑 끝에서야 현대캐피탈의 추격이 시작됐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과 문성민의 강서브로 3세트 분위기를 가져왔다. 세트 중반부터는 상대 범실로 손쉽게 점수 차를 벌렸다. 24-19 매치 포인트에서 오레올의 오픈 득점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바라봤다.
4세트는 팽팽했다. 현대캐피탈은 초반 리드를 빼앗긴 채 근소한 추격을 진행했다. 하지만 2점 차로 도망가는 OK저축은행과의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끈질긴 모습을 보인 현대캐피탈은 괴물 시몬을 버티지 못했다. 오레올(18득점)의 분전도 상대를 막지 못했다. 4세트 시몬의 결승 득점으로 이날 경기가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마지막 모습이 됐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후 “OK저축은행 선수단에게 지난 삼성화재의 초창기의 힘이 느껴진다. 앞으로 5연패 정도 할 것 같다. 올해 스피드 배구를 하면서 안 될 거라는 막막함을 헤쳐 나가고 정규시즌을 우승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말 막막하고 앞이 안 보일 때가 많았다. 구단에서도 부담 주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드린다. (스피드 배구를) 그만할까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저희 팀만의 색깔을 가져간 것이 정규시즌 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으로는 문성민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단단히 뭉친 것을 꼽았다. 최 감독은 “올해 가장 큰 수확은 선수단이 예상보다 더 문성민을 중심으로 단단히 뭉쳤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제 트라이아웃에 적응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제 선수들의 경험이 쌓였으니 차기 시즌에서는 더 잘 적응해서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는 게 적지 않을까 싶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오늘 패배가 그렇게 괴롭지는 않다. 오히려 1-2차전에서 연패했을 때가 더 괴로웠다. 오늘 상대 팀은 우리가 이길 수 없는 탄탄한 모습을 보여줬다. 동업자로서 아름다운 2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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