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훈련과 실전은 달랐다. 우려대로 고척돔에서 뜬공 잡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본 경기가 펼쳐지니, 뜬공을 처리할 때마다 ‘긴박감’을 줬다. 잡아야 하나 잡는 게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15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SK-넥센전. 고척돔 개장 이후 첫 번째 프로야구 경기였다. 의외인 게 있었다. 생각보다 장타가 많이 터졌다. 양팀이 합작한 안타는 19개. 이 가운데 장타가 6개였다. SK의 김강민은 4회 하영민을 상대로 2사 만루서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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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시범경기 SK-넥센전이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SK의 좌익수 이명기가 2회 김하성의 타구를 놓쳤고, 이는 3루타가 됐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고척돔 천장은 반투명 지붕에 흰색 천과 흰색 철제 구조물로 만들었다. 색상이 야구공과 같은 데다 밝은 조명까지 더해져 뜬공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넥센과 SK는 수비 훈련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과 김용희 감독은 “내야 뜬공을 좀 더 지켜봐야겠으나, 프로선수라면 금방 적응하고 잡아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경험은 넥센 선수들이 더 많았다. 지난 6일과 7일 고척돔에서 훈련하며 감을 익혔다. 넥센 선수들은 “뜬공 처리가 쉽지 않다. 긴장도 해야 한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 말대로 ‘경기를 해보니’ 조금은 달랐다. 대체적으로 잘 잡았지만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일까. 외야 뜬공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공이 뜰 때마다 고척돔에서 “어~어~”하는 소리가 일제히 터졌다. 공격을 하든 수비를 하든, 모두 다 긴장감 가득했다. 넥센의 좌익수 고종욱은 5회 최정의 타구를 아슬아슬하게 글러브 안으로 집어넣었다. 미스 플레이도 나왔다. 외야수가 타구를 놓치면서 장타로 이어졌고, 곧 실점의 빌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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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시범경기 SK-넥센전이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의 좌익수 고종욱과 중견수 임병욱이 이재원의 타구를 놓쳤다. 이재원은 이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어려움을 겪은 건 넥센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6회 좌중간으로 날아간 이재원의 장타를 중견수 임병욱이 쫓아갔지만, 낙하 지점은 그의 예상과 달랐다. 이 또한 이재원의 3루타. 이재원은 뒤이은 김강민의 안타로 홈
한편, SK는 김강민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넥센을 6-4로 이겼다. 시범경기 3승 1무 2패. 넥센은 1승 4패로 최하위. 그래도 선발 등판한 박주현이 3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한 건 넥센의 가장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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