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의외의 반전이다. 주력 카드를 하나둘씩 잃으면서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는 평이었는데, 더할 나위 없이 튼튼하다. 좀 더 뜯어보고 지켜봐야겠지만, 이것만으로도 희망이자 자신감이다.
다들 약하다고 했다. 넥센이 ‘요통’에 시달릴 것이라고. 그럴 만 했다. 손승락의 이적과 한현희의 수술로 필승조는 해산됐다. 또 한 명의 필승조였던 조상우도 선발투수 보직 전환 뒤 수술대에 올랐다.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 등 지난해 넥센의 필승조는 올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다.
불펜은 넥센 마운드의 골칫거리였다. 코엘로, 피어밴드, 양훈의 뒤를 받쳐 줄 4,5선발 후보를 고르는 일도 해결해야 할 일이나, 6명의 후보가 있다. 그리고 특정 2명에게 자리를 주기보다 돌아가며 메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및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며, 넥센 불펜의 한 축으로 성장한 신재영. 사진=MK스포츠 DB |
그 가운데 뚜껑을 여니 예상 밖이었다. 넥센 불펜은 튼튼했다. 시범경기지만, 만들어가는 넥센에게는 의미가 크다. 넥센은 지난 주 대전과 광주에서 네 번의 시범경기를 치렀다. 돋보인 건 1~3선발이 아니라 불펜이었다. 선발투수 후보들을 제외한 ‘순수’ 불펜 자원들의 평균자책점은 ‘제로(0)’다.
캠프 연습경기부터 호투를 거듭하며 히든 카드로 떠오른 신재영은 2경기에 나가 2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김세현도 첫 출격(13일 광주 KIA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염경엽 감독의 칭찬을 받았던 이보근 또한 첫 피칭을 잘 마쳤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2사 후 안타 및 볼넷을 1개씩 내줬지만 이호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들 외에도 ‘맏형’ 마정길을 비롯해 황덕균, 정회찬, 김택형, 김대우 등이 무실점 릴레이를
이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시범경기 승리까지 거둔 넥센이다. 3연패 뒤의 첫 승을. 자신감을 자양분으로 커가는 넥센, 우려했던 불펜의 반전은 더 큰 자신감이 될 터다. 다들 약점이라고 지목했는데, 오히려 넥센의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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