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집념의 인간’ 이세돌 9단이 드디어 ‘계산괴물’ 인공지능에게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세 번의 승리에서 거의 완벽해보였던 알파고는 첫 패전에서 황당한 착수의 ‘기계미’를 드러내 탄탄한 실력만큼 분명한 약점도 실체임을 입증해보였다.
3연패에 몰려있던 바둑 세계 최고수 이세돌 9단(33)은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딥마인드챌린지매치’ 5번기 제4국에서 백을 쥐고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에 180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 이세돌과의 네차례 대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는 완벽한 착수도, 황당무계한 악수도 둘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진(서울)=AFPBBNews=News1 |
이 9단이 승기를 틀어잡은 이후의 바둑에서는 황당한 장면이 더 잦아졌다. 앞선 3차례 대국에서 뒤로 갈수록 견고했던 알파고의 위력적인 중후반 운영을 상기하면서 프로 기사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관전했으나 알파고는 공배를 메우거나 손을 빼는 등 이상한 돌들을 내려놓아 모두를 실색하게 했다.
이 9단을 이긴 지난 세 번의 대전에서 ‘아름다운 바둑’으로 까지 극찬 받았던 알파고의 기보는 그동안 프로 바둑 기사들이 ‘정석’으로 믿었던 수순들에 의문을 던지면서 인간 바둑에 각성의 계기를 던졌다는 평가다. 특히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알파고의 새로운 바둑을 연구하면서 ‘알사범’으로 모셔야 한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4국에서 잇달아 터져나온 알파고의 ‘악수’들은 합리적인 경험과 기력을 갖춘 인간 프로 기사들은 내려놓지 않을 의미 없는 돌들이어서 지는 경기에서의 알파고의 기보는 ‘알사범’이 될 수 없음이 드러났다.
완벽한 계산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정답 없는 ‘반상의 미학’ 바둑에서 부딪혀야 하는 한계. ‘이기는 착점’을 계산했을 때는 무섭도록 기막힌 한 수를 내려놓을 수 있으나 ‘이길 착수가 없다’고 계산됐을 때는 전혀 기본기 없는 착수가 나올 수도 있었다.
그만큼 알파고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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