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귀환’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그 사전적 의미는 다른 곳으로 떠나 있던 사람이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그들에게 본래 있던 곳은 1군 마운드. 곽정철, 그리고 한기주. 한때 KIA의 뒷문을 단단히 했던 그들이 ‘함께’ 돌아왔다. 그 존재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반갑다. 이름도, 얼굴도. 이 둘이 1군 마운드에 서서 공을 던지는 걸 지켜봤던 게 얼마 만일까. 곽정철은 지난 9일 LG전에, 한기주는 하루 뒤 SK전에 나란히 등판해 공을 던졌다. 투구수는 각각 22구와 41구.
↑ 곽정철은 지난 9일 시범경기 LG전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광주)=옥영화 기자 |
하지만 그들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 했다. 한 번도 그 곳을 잊지 않았다. 구슬땀을 흘리고, ‘변신’을 하며 경쟁력을 다시 갖췄다. 한기주는 지난해 7월 1군 엔트리에 합류해 8⅓이닝(7경기)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3.24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4년 만에 스프링캠프에 동행했다. 곽정철 역시 대만 2군 캠프에서 좋은 페이스를 보이면서 시범경기를 앞두고 ‘콜’을 받았다.
KIA는 곽정철과 한기주를 점검했다. 등판 순서도 선발투수에 이은 두 번째 투수. 곽정철은 1⅓이닝 2탈삼짐 1볼넷 무실점을, 한기주는 2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둘의 ‘5회’ 피칭은 판타스틱이었다. 힘이 실린 공으로 탈삼진 2개를 솎아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둘 모두 만루 위기를 맞으며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하기도 했다. 곽정철은 불을 껐지만, 한기주는 그렇지 못했다. 아직 100%는 아니다. 그러나 내용이 꼭 중요한 건 아니다. 한기주는 지난해 1군 7경기에서 2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1⅔이닝이 두 차례 있었으나(그 2경기에서 실점 기록) 되도록 ‘짧게’였다.
↑ 지난 9일 곽정철의 피칭을 지켜봤던 한기주(가운데)는 하루 뒤 시범경기 SK전에 등판해 2이닝을 소화했다. 사진(광주)=옥영화 기자 |
특히 중요한 건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건강하다. 씽씽하다. 그토록 스스로에게 바랐던 주문이 이뤄졌다. 그리고 KIA가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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