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7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FC서울 최용수 감독(45)은 행사 내내 숫자에 둘러싸였다. 숫자로 공격을 받았고, 숫자를 무기 삼아 맞받아쳤다.
1 - "2년 전 사석에서 전북 올해 1강이 되지 않겠냐고 말을 잘못 흘렸다. 사실이 되었다. 전북은 K리그에서 높은 위치에 있다"(최용수)
"올 시즌은 1강 11중이다. 1강은 FC서울"(최강희) "우리가 1강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최용수)
2 - "최용수는 2강 중 한 팀 감독"(최진철) "다른 팀 감독님들이 너무 경직된 것 같다. 축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최용수)
4 - "올 시즌은 4강이다. 전북, 수원, 포항 그리고 나머지 한 팀에 우리가 들어갈지 모르겠다"(최용수)
10 - "12일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텐백’을 쓸까 한다"(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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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진행한 2016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트로피 뒤 전북 최강희 감독을 사이에 두고 양 옆에 수원 서정원 감독과 서울 최용수 감독이 서있다. 사진(서울 홍은동)=김재현 기자 |
이 중 1, 2 못지않게 기억해야 할 숫자는 4다. 클래식에서 전북과의 대립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최용수 감독은 슈퍼매치 라이벌 수원을 늘 염두에 두는 눈치다.
최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설문조사한 올 시즌 예상 우승팀에서 1순위로 포항, 2순위로 제주를 지목했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4강 중엔 제주 대신 수원을 넣었다. 행사 전 수원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도 남겼다.
"가만 보면 서정원 감독님이 ’죽는소리’를 하더라. 선수가 없다고 하던데 멤버를 보면 작년과 똑같다. 이정수 오장은도 있고 어디 하나 빠지는 포지션이 없다. 연막작전인 것 같다. 분위기 타면 상당히 무서울 것 같다."
지난 두 시즌 K리그와 슈퍼매치를 경험한 서울 주장 오스마르는 예상 우승 후보 1순위로 전북을 찍었고, 2순위로 수원을 지목했다. 외국인 선수의 눈에도 수원 이꼬르 까다로운 적이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공격으론 싸움이 성사되지 않는다. 선수 시절부터 ’슈퍼매치’를 몸소 체험한 수원 서정원 감독은 잊을만 하면 서울을 한번씩 도발했다.
"라이벌인 서울을 꼭 잡고 싶다. 작년 순위가 우리 밑에 있었는데, 올해도 우리 밑으로…."
"전북과 서울의 2강 체제라는 데에 현재 동의한다. 하지만 축구가 예상대로 다 되는 건 아니다. 시즌 중반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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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수와 서정원의 싸움이 네 번째 시즌 동안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누가 웃을까?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지난해 9월과 11월 0-3과 3-4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서정원 감독으로서는 슈퍼매치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가장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이 전북-서울전이라 해도 홈팬이 가장 중요시
최용수 감독도 이웃 도시 라이벌도 잊지 않는다. 지난 두 시즌 전북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한 구단을 얕잡아 볼 수 없을 뿐더러 슈퍼매치 승리시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상승할 것이므로 잡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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