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여의도) 김진수 기자] 생애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를 획득한 양지희(33)는 기대 밖의 수상에 기쁨을 마음껏 표출했다.
양지희는 7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2015-16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임)영희 언니가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받아 너무 기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MVP 수상은 집안싸움이었다. 양지희 외에 임영희와 박혜진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기자단 투표 총 93표 중 36표를 획득한 양지희가 MVP의 주인이었다. 2003년 신세계에서 데뷔한 이후 처음이다.
양지희는 “‘베스트5’까지 기대했었는데 안 돼서 ‘아 올해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국장님께서 제가 지명이 안 되니 제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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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희가 7일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사진(여의도)=옥영화 기자 |
양지희는 이렇게 말한 이유에 대해 “항상 플레이오프도 항상 간당간당하게 올라갔고 올라가도 우승할 수 있는 확신이 없었던 같다”면서 “꼴찌를 많이 했던 시즌이 거듭되면서 자신감이 없었고 제가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 몸이 안 돼 있었다”고 말했다.
2008-09시즌부터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던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이 취임하면서 단숨에 리그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달성했고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양지희는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우승을 했을 때부터 너무 좋았다. 그래서 MVP를 받지 않아도 우승한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말했다. MVP를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득점도 (임)영희나 박혜진 선수가 많이 하니까. 많이 넣는 선수가 관중을 즐겁게 한다. MVP 후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양지희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4연패를 위해 나선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제 역할보다는 저희에 영희 언니가 박혜진이 있기 때문에 제가 도와줘야 한다”면서 “내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안 보이는 에러를 많이 했는데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
남편이 MVP 수상에 대해 원했냐는 질문에 양지희는 “남편이 MVP 받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 ‘남편한테 MVP 받으면 상금보다 더 많은 돈이 나갈 거다’라고 말하니까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남편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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