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주피터) 김근한 기자] 코리안 빅리거들의 실전 테스트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막을 열기 때문. 그간 코리안 빅리거들은 생존을 위해 칼을 갈고 적응에 힘썼다.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 소집일은 한국 보다 한 달 가량 늦지만 일찌감치 미국으로 날아가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처음으로 미국 무대를 밟는 김현수(28)‧박병호(29)‧오승환(34)은 기본적인 메이저리그 생존법을 잘 수행 중이다. 바로 잘 먹고 잘 어울리는 것이다.
먼 타지에서 한국인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은 바로 한국 음식이다. 햄버거와 피자, 스테이크 등은 처음 몇 번 먹을 때는 맛있지만 보통 금방 물리게 된다. 이렇게 한국인하면 ‘밥심’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현지 음식에도 적응해야 하는 법. 하지만 코리안 빅리거들의 음식 걱정은 접어도 될 듯 싶다. 세 명 모두 현지식을 잘 먹고 한국 음식도 종종 먹으면서 입맛에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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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안 곤잘레스(왼쪽)와 오승환(오른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美 주피터)=김영구 기자 |
김현수도 “어떤 나라에 가도 음식 걱정은 절대 안 한다. 여기 왔으니 그냥 미국 음식을 먹으면 된다”며 두산 베어스 출신(?)다운 먹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김현수를 위해서 구단에서는 구단 주방장이 비빔밥을 준비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김현수는 팀의 리더인 애덤 존스가 직접 서빙 한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활짝 웃었다.
덩치 하나는 메이저리거들에 밀리지 않는 박병호에게도 음식 문제는 없었다. 박병호는 “음식을 전혀 안 가린다. 맛있게 잘 먹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가끔씩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는 훈련장 근처 10분 거리의 한국 음식점을 찾는다.
오승환은 스스로 요리사가 된다.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 오승환은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한국 식당이 멀지만 가끔 한 번씩 간다. 대부분은 직접 장을 봐서 집에서 해먹는다. 미국-태국-일본 음식도 다 잘 먹기에 그런 것에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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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왼쪽)와 조 마우어(오른쪽)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포트마이어스)=김영구 기자 |
한국 무대에서 꾸준히 영어를 공부한 박병호가 언어에서는 가장 적응을 잘 하는 모양새다. 훈련장과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서슴없이 영어로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박병호의 통역인 김정덕씨는 “박병호 선수가 영어를 너무 잘 하신다. 내가 할 일이 없을 거 같아 걱정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자신의 영어 실력에 대해 겸손함을 내비쳤다. 박병호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제가 영어 잘 했으면 통역분이 필요 없지 않느냐. 그래도 인사나 간단한 대화는 하니 적응하는 게 수월하다. 동료들이 친절해서 제가 못 알아들으면 통역 통해서 이야기 한다”고 설명했다.
포수와 많은 의사소통이 필요한 오승환은 영어에 대한 조바심을 안 가지기로 했다. 지난 2년 간 일본에서 겪은 경험을 느낀 점이 있었기 때문. 오승환은 “영어 배우는 것에 조바심을 안 가지려고 한다. 영어 공부는 당연히 필요하고 조금씩 하고 있다. 하지만 빨리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거 같다. 일본에서 배웠듯이 천천히 팀 동료들과 적응하면서 배우려고 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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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왼쪽) 뒤에서 애덤 존스(오른쪽)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美 사라소타)=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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