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디나모키예프전에선 마누엘 페예그리니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 감독의 전술미(美)가 돋보였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25일(한국시간)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키예프 원정에서 야야 투레와 페르난두를 중원에 두고, 중앙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4-2-3-1 전술의 우측 미드필더로 세우는 변칙 전술을 꺼냈다. 보통 투레와 페르난두 또는 투레와 페르난지뉴의 중원 조합을 구성하지만, 이날은 셋 모두를 선발 기용했다.
노림수가 있었다. 바로 중원 장악이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세비야(3-1 승) 유벤투스(0-1 패) 원정에서도 중원에 무게를 두고자 세 선수를 동시 기용한 적이 있다. 리그에서도 토트넘(1-4 패) 맨유(0-0 무) 빌라(0-0 무) 등 주로 원정경기에서 이 같은 포메이션을 꾸렸다.
↑ 야야 투레는 25일 디나모키예프전에서 세 번째 골까지 직접 넣었다. 투레와 골 세리머니하는 선수가 페르난지뉴다. 사진(우크라이나 키예프)=AFPBBNews=News1 |
이날도 객관 전력이 떨어지는 팀과의 대결이었지만, 허리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다음이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한 방이었다.
페르난지뉴는 중원에서 숫자 싸움이 벌어지려고 할 때 어김없이 센터서클 부근으로 내려왔다. 아래 그림1에서 보듯 전반 시작 후 15분, 후반 시작 후 30분까진 세 선수가 똘똘 뭉쳐 삼각 대형을 유지했다.
↑ 그림 1. 시간대별 전술 라인업. 자료=UEFA |
15분 아구에로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세 선수는 더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들은 도합 19회 공을 재탈취했고, 8회 태클에 성공했다. 수비에 집중하면서 원활한 공격을 위해 플레이메이커 다비드 실바에게 꾸준히 공을 공급하기도 했다. 실바에게 패스한 상위 3선수는 투레(14)~페르난지뉴(9)~페르난두(8)였다.
↑ 그림 2. 야야 투레 활약상. 군더더기가 없다. → 패스 (파랑 성공) + 볼 재탈취 ★ 드리블 돌파. 자료=포포투 스탯존 |
↑ 그림 3. 패스 성공률 100%에 빛나는 페르난두. ◆ 인터셉트 |
↑ 그림 4. 페르난지뉴는 지난시즌 제임스 밀너처럼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X 태클 |
동시에 개인 능력을 발휘해 공격에도 큰 기여를 했다. 위 그림2~4를 보자. 성큼성큼 뛰어다니는 투레는 드리블 돌파(3개 성공·경기 전체 1위) 페르난지뉴는 득점 기회 창출(3개, 1개 도움·공동 1위) 페르난두는 공격 진영 패스(17개 성공·2위) 등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페르난두의 패스 성공률은 놀랍게도 100%(49/49)였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선 이 전술로 토트넘에 1-4, 1-2로 두 번이나 패했고, 최하위 애스턴빌라에도 이기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선 지난시즌 준우승팀 유벤투스의 일격에 당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중원이 안정하고, 제때 골이 터져주면서 원정 3골 승리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손에 쥐었다.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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