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독감 악령에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한화는 지난 이틀 간 펼쳐진 오키나와 평가전에서 아쉬운 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연습 경기는 결과 보다 과정과 점검에 방점이 있다. 특히 아직 결정되지 않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위한 중요한 실전 테스트가 진행됐다. 바로 투수 듀엔트 히스(31)가 그 주인공. 이와 동시에 내야수 윌린 로사리오(27)의 실전 타격과 1루 수비까지 지켜봤다. 그 결과는 모호했고 한화는 복잡한 고민에 빠졌다.
한화는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 경기서 11-14로 패했다. 지난 21일 SK 와이버스전 4-7 패배에 이어 연패에 빠지면서 오키나와 리그 첫 승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 |
↑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루수를 맡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내야 수비가 완벽하지 않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출발은 상쾌했다.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을 앞세워 상대를 제압했다. 히스는 1회에서 문선재와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서도 선두 이병규 타석에서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3타자 연속 삼진으로 기세를 올린 것.
하지만 히스는 곧바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지환과 김용의에 연이은 좌전 안타를 맞은 것. 홈 보살에 성공한 수비진의 도움으로 실점은 막았다. 3회부터 제구도 흔들렸다. 선두 최경철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손주인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히스의 몫은 거기까지였다. 히스는 무사 1,2루에서 정대훈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갔다.
이후 정대훈이 히스가 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히스의 이날 최종 기록은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2실점. 투구수는 39개였다. 기존의 평가대로 빠른 공의 구위는 초반 좋았지만 제구에 있어서는 의문을 남긴 내용이었다. 높은 코스로 공이 쏠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 |
↑ 첫 실전 테스트에 들어간 듀엔트 히스의 성적표는 애매했다. 당초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제구력에서 흔들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
하지만 타격부터 잘 풀리지 않았다. 로사리오는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뒤 3회 병살타로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이날 출루하지 못한 로사리오는 1루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강습 타구를 잡아 홈 송구를 시도했으나 패대기 송구가 된 것.
한화 입장에서는 복잡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먼저 실전 테스트를 받은 히스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애매한 투구를 선보였다. 당초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를 지켜봄과 동시에 좌완 투수를 물색했던 상황. 히스에게 한 두 차례 기회가 더 갈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기다린 끝에 데려올 외국인 투수로는 다소 아쉬운 모양새다.
로사리오의 포지션도 난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3루수 로사리오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봤지만 이는 힘들어진 상태다. 이미 로사리오는 포수-1루수-3루수 순으로 수비가 편하다고 밝혔기 때문. 내야 수비 포구에 대한 우려가 많은 로사리오다. 만약 수비 부담감이 커진다면 당초 기대했던 타격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여러모로 복잡한 외인 고민에 빠진 한화다.
[forevertoss@maekyung.com]
▶ 뛰고 또 뛰었던 양동근, 네 번째 최고의 별 등극
▶ ‘타선 폭발’ LG, 2번의 빅이닝으로 한화 제압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