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장원준(31)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를 떠나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의 성적을 기록하며 두산의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견인에 톡톡히 역할을 했다. 특히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포스트시즌 원투펀치로 맹활약하며 정상등극의 에이스이자 ‘우승청부사’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캠프내에서 유희관과 함께 투수 베스트 넘버 1,2루를 다툴 만큼 현재 구위나 몸 상태가 좋다. 두산의 1차 전훈지인 호주 시드니 캠프서 만난 장원준은 지난해보다 더 밝아진 얼굴이었다. 여유와 편안함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 중의 한 명이기도 한 장원준은 팀 성적과 10승, 그리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올해 목표로 꼽았다.
↑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올 시즌 목표로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꼽았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PS에선 4경기에 등판해 무려 26⅔이닝을 소화, 3승 평균자책점 2.36의 성적으로 빅게임피처의 면모도 드러냈다. 프로 통산 개인 첫 우승의 감회는 어땠을까. 장원준은 “처음에는 다 같이 와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냥 경기가 끝난 느낌이 들었다. 우승해서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또 그 느낌이 사라졌다”며 또 특유의 담담한 말투로 지난 우승을 떠올렸다.
무엇보다 경찰청 복귀 이후 첫해였던 2014시즌보다 더 ‘베스트’에 가까워졌던 한 해였다. 장원준은 “경찰청에 있을 때도 배려를 많이 받았지만 아무래도 팀에 있는 것보다 관리를 잘 받을 수 없어서 몸 상태가 최고는 아니었다. 그래서 제대하고 첫 해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 “지난해는 그런 점들에서 더 가장 좋았던 때의 밸런스를 많이 찾았던 것 같다”고 했다.
고액 FA 연봉자의 부담감도 상당히 덜었다. 하지만 장원준은 “부담을 덜었다고 해서 성적이 좋아질 것은 없으니 하던대로 계속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시즌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더 적응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야구장이 커서 장타 부담이 없어서 더 편하게 던진 것은 좋았는데 9월부터 조금 좋지 않아서 3점대 초반으로도 마칠 수 있었는데 결국 평균자책점이 많이 올라간 것이 아쉽다”는 설명.
우승의 감흥을 지우고 알찬 겨울들로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시드내캠프서 장원준의 라이브피칭을 지켜본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공 끝에 힘이 있고 낮게 깔리는 볼들이 정말 좋다. 저렇게만 되면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장원준도 “오히려 지금 페이스가 너무 좋아서 걱정이다. 원래는 지금 타이밍에 어이없는 공들도 나오곤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밸런스가 좋다. 전체적으로 더 나아진 것 같다”며 “일본에 가면 좀 떨어질 텐데, 다시 시범경기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장원준은 사실 꾸준함의 상징이다. 현역 선수 중에서 가장 긴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08시즌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군 복무 기간 제외)를 기록했다. 현재 진행중인 연속 기록으로는 장원삼(삼성)의 4년 연속 기록이 가장 최장일 정도로 차이가 있다. 10승이 당연히 보장된 것 같은 투수. 그는 언제 이런 투수가 됐을까.
장원준은 “2008년에 처음으로 10승을 해봤다. 그전에는 안 좋았는데 그때 딱 12승을 하고 나니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두산에서의 2년째. 김 감독은 “장원준이 더 밝아진 것 같다”고 했다. 장원준 스스로도 더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장원준도 “아무래도 그전에는 내가 팀내에서 고참급의 위치가 아니었는데 여기서는 어느정도 연차가 되기 때문에 더 편안한 부분이 있고, 투수조 분위기가 좋아서 재밌게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스스로는 점수를 짜게 줬다. 장원준은 “지난 시즌은 중반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마지막에 평균자책점이 급상승했다. 3점대 중반 정도 되면 좋았을텐데 개인적으로 점수를 준다면 55점 정도”라며 지난 시즌 자신에게 비교적 냉정한 점수를 줬다.
프리미어 12 국가대표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면서 커리어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 통산 97승의 장원준은 개인 통산 100승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도 목전에 두고 있다. 좌완으로는 송진우(한화 코치), 장원삼에 이어 역대 3번째가 될 수 있는 기록. 장원준은 “크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며 “김광현(97승)이 먼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성적에 대한 목표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던 장원준은 이내 담담하지만 자신감 있는 어투로 올 시즌 목표를 밝혔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일단 목표로 잡고 싶다. 투수는 그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평균자책점이 낮으면 이닝과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다승은 혼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단 10승을 하고 난 이후 다시 목표를 세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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