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김원익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향후 2차 캠프에 관한 구상도 함께 밝혔다.
두산은 지난달 15일부터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15일을 끝으로 1차 훈련을 마무리하고 16일 오전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 이어 17일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2차 캠프를 시작한다.
1차 캠프는 순조롭게 잘 진행됐다. 특별한 부상 소식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고무적. 부상재활선수들도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조수행, 서예일 등의 깜짝 신인들이 급부상, 캠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것도 인상적인 부분. 지난해 좋은 활약을 한 주축 선수들도 현재 몸 상태가 매우 좋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14일 호주 현지에서 만난 김 감독은 “일단 부상없이 잘 치른 부분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젊은 백업 선수들이 생각보다 기량이 좋다. 기존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자신있게 야구를 하는 면들이 만족스럽다”며 흐뭇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주전선수들도 작년 시작할 때의 페이스와 비교해봤을 때 안정돼 있는 면들이 만족스럽다”며 거듭 뿌듯한 마음을 내비쳤다.
부상 회복 선수나 지난해 성장세를 보였던 투수들이 관건이다. 김 감독은 “조승수, 이현호, 진야곱 같은 그런 선수들이 이제 경험이 더 붙어서인지 훈련 때나 피칭 때나 한층 안정된 모습이다. 김강률도 부상에서 회복해서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들의 급부상으로 치열해진 분위기에도 만족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야수들은 성장세가 눈에 띈다. 경쟁도 치열하다. 주전들한테도 어느 정도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선수들이 보일 정도”라면서 “그런 선수들이 더 파이팅 넘치게 운동도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신인 2명. 조수행과 서예일 같은 경우에도 신인이면서도 기존 백업 선수들하고도 기량이 비슷하다. 문제가 생긴다면 기존 자리를 메울 수 있을 정도”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신인 선수들에게 신중한 편인 김 감독이 이례적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슈퍼루키들이다.
보장된 주전은 없다. 김 감독은 “최주환의 경우에는 지금 컨디션이 너무 좋다. 계속 이렇게 배팅감이 좋으면 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프로의 세계는 아무도 모른다. (최)주환이의 경우는 내야에서 가장 적절하게 쓸 수 있다. 지명, 대타, 3루수, 2루수도 두루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70%정도 밑그림이 그려졌다. “일본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서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 더 봐야 한다.”
5선발과 좌익수, 지명타자, 불펜 등의 경합 포지션에 대한 사안들도 정리를 해나가고 있다. “지명타자가 제일 혼란스러울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는 것이 김 감독의 견해.
1루수는 닉 에반스로 잠정 낙점했다. 김 감독은 “1루 같은 경우에 김재환이나 오재일 둘이 합치면 20홈런. 타율 2할7푼 정도는 충분히 나온다”면서 “그것보다는 김현수의 역할을 외인타자가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명타자와 함께 좌익수, 1루수까지 3곳이 최대 경합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 김 감독은 “에반스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기용할 계획이다. 외야수까지는 크게 고려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5선발은 노경은이 낙점됐다. 김 감독은 “불펜이 안정이 된다면 노경은이 5선발로 가지 않을까 싶다. (김)강률이 불펜에서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인 것 같다”며 셋업맨으로 김강률을 기용하고 노경은을 선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승 이후 캠프이자 시즌 준비다. 이 때문에 보다 집중력 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수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장의 뜻을 잘 따라주고 있다.
김 감독은 “우승 이후 다음해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선수들도 그 부분은 알고 있다. 고참들끼리도 소통이 잘 되고 유기적으로 잘 움직이는 것 같다. 코치들도 마찬가지로 작년 분위기와는 또 다르게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움직이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며 고참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이끄는 분위기에 대해 호평했다.
그러면서 “역시 한 번 우승을 해본데다, 또 고참들은 많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참 잘 잡힌다. 젊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또 신예답게 패기있게 잘 움직이고, 베테랑들은 캠프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어가는 것 같다. 운동도 예전과 다르게 즐겁게 해야 에너지가 생기고 부상도 잘 안당한다. 그런 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즐겁게 운동하는 분위기가 잡힌 것 같다”며 캠프 분위기에 대해 거듭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역시 투수. 그중에서도 불펜이다. 김 감독은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투수쪽에 신경을 많이 쓴다. 야수들은 기존 선수들 잘하고 백업들도 잘하고 있다”면서 “투수들은 불펜을 보니까 많이 좋아졌지만 실전은 조금 다르다. 물가에 내놓은 애들을 보는 것 같은 심정이다. 감독 욕심이라는 것이 저 선수들이 승리조로 올라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 인 것 같다. 중간 불펜을 세팅 하는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미야자키 2차 캠프는 이제 본격적인 실전 구상이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보면서 구상을 하고 있지만 실전에서는 또 고민이 생길 것”이라며 향후 변수들에 따라 잘 대비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향후 살펴볼 부분들은 포지션 실험과 투수들의 실전 상태 체크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발들은 니퍼트만 페이스 조절을 하고 다른 투수들은 실전에 나서면서 준비한다”고 했다. 부상 재활 선수들인 김강률과 조승수는 조심스럽게 실전 등판 단계를 밟아갈 예정. 김 감독은 “노경은이 선발로 던지고, 김재환이 좌익수로 써보는 등의 변화도 시도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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