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축구장에 테니스공 수백 구가 날아들어 경기가 중단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10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15-16 DFB 포칼 8강전.
1-1로 팽팽하던 전반 25분경 도르트문트 일부 원정팬들이 도르트문트 지역 좌측 코너 플랙 지점으로 테니스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주심에 의해 중단한 경기는 헨리크 므키타리안, 로만 부르키 등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공을 모두 경기장 밖으로 내던진 이후에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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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슈투트가르트-도르트문트와의 DFB포칼 8강전 전반 25분경 경기장 안으로 테니스공이 날아들었다. 사진=중계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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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르트문트 일부 팬들은 "축구는 반드시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외친다. 사진=중계화면 캡쳐 |
별안간 날아든 테니스공의 정체는 무엇일까.
슈투트가르트가 책정한 원정 티켓값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구단은 원정 입석에 19.50유로, 가장 저렴한 좌석에 38.50유로를 매겼다. 분데스리가 평균 입장료 23유로를 웃도는 좌석 가격에 꿀벌군단 팬들이 독침 대신 테니스공을 쏘아댄 것이다.
이들은 보이콧 차원에서 경기 시작 20분 이후에 입장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
도르트문트 서포터즈 그룹 ‘Kein Zwanni’(주: 축구장 입석 입장료가 20유로 이상이면 안 된다는 의미)의 마크 쾀부시는 “원하지 않는 상황이므로 우리는 이 일을 해야만 한다”고 경기 전 영국공영방송 ‘BBC'를 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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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료 77파운드가 웬 말이냐!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
불과 하루 전 잉글랜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2016-17시즌 리버풀 구단이 일부 좌석에 77만 파운드의 가격을 매길 것이라는 계획을 전해들은 홈 팬 만 명이 선덜랜드와의 FA컵 경기 중 77분에 일제히 경기장을 떠났다.
‘Kein Zwanni'의 타깃은 눈앞의 슈투트가르트 구단이 아닌 구단의 욕심에 의해 입장료를 올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계를 향했다. 직간접적으로 분데스리가도 프리미어리그(평균 입장료 53.76파운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쾀부시는 “우리는 리버풀 팬들에게 연대 의식을 느낀다. 악화하는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그들의 행동이 보기 좋다. 우리의 행동이 잉글랜드의 다른 클럽 팬들에게도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했다.
‘Kein Zwanni'는 “축구는 반드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전 호펜하임, 함부르크 원정에서도 ’보이콧‘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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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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