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농구는 반칙이 전략이 되고 정당회 되는 흔치 않은 스포츠다. 경기 막판 추격하는 팀이 상대의 공격 기회를 차단하고 쫓아갈 기회를 얻기 위해 상대 선수를 반칙으로 끊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선수들은 파울의 표적이 된다. 과거 자유투 성공률이 53%에 그쳤던 샤킬 오닐이 주 표적이 되면서 이 작전은 ‘핵 어 샤크(Hack-a-Shaq)’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휴스턴 로켓츠의 드와잇 하워드, LA클리퍼스의 디안드레 조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안드레 드러먼드 등 센터들이 주 표적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 NBA에서 이 작전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ESPN에 따르면, 이번 시즌 아직 전반기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총 266개의 고의 반칙이 있었다. 지난 시즌 164개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제는 경기 막판뿐만 아니라 2쿼터나 3쿼터에도 이런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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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안드레 조던은 상대 파울 작전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NBA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속성이 있다. 경기장에 왔을 때 팬들은 나를 보고 어깨를 으쓱하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메시지를 보낸다”며 지나친 파울 작전이 보는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원하는 경기 방식은 아니다”라며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6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닷컴’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것도 이기기 위한 게임의 전략 중 하나고 경기의 일부다. 자유투 능력이 나쁜 선수를 라인업에 넣는 것도 전략의 일부”라며 ‘핵-어- 샤크’도 농구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곽슛 능력이 나쁜 선수를 계속 외곽에서 던지게 유도하거나 턴오버가 많은 선수를 압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전략의 일부”라며 말을 이었다.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도 ESPN과의 인터뷰에서 “팬들도 이것이 경기의 일부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규정 개정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자유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왜 연습이 중요하고, NBA 선수조차도 이런 간단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핵 어 샤크’도 나름대로 오락적 가치가 있다고 말을 이었다.
‘핵-어-샤크’의 가장 큰 피해자이며 ‘핵-어-디제이(Hack-a-DJ)’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조던은 “매 경기 일어날 거라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통할 때도,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나는 그저 이에 대비할 뿐”이라며 자신은 그저 닥쳐올 일에 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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