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1년 만에 다시 악연으로 만났다. LA클리퍼스 가드 크리스 폴과 여성 심판 로렌 홀트캠프 얘기다.
클리퍼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102-108로 패했다.
100-102로 근소하게 뒤져 있던 4쿼터 20여초 남은 상황에서 나온 폴의 테크니컬 파울이 결정적이었다. J.J. 레딕과 함께 리키 루비오를 더블팀 수비하던 폴은 파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루비오와 접촉이 있었고, 루비오는 그대로 플로어에 넘어졌다. 이때 심판은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 |
↑ 로렌 홀트캠프는 4일(한국시간) 경기에서 크리스 폴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닥 리버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으로 치는 소리가 분명히 났다고 하더라”라며 당시 장면에 대한 심판진의 설명 내용을 공개했다.
문제는 테크니컬을 선언한 심판이 다른 심판도 아니고 홀트캠프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데뷔한 여성 심판 홀트캠프는 클리퍼스, 그리고 폴과 한 차례 악연이 있었다. 그녀는 지난해 2월 6일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클리퍼스에게만 무려 5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팀은 94-105로 졌다. 폴은 경기 후 격분했고, 경기 후 “이 일은 그녀에게 맞지 않는 거 같다”며 홀트캠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폴의 발언은 심판의 권위에 도전한 것을 넘어 성차별적인 의도까지 포함된 위험한 발언이었다. 결국 그는 이 한마디로 2만 50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폴은 이번에는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내 잘못이고, 팀에게 사과할 일이다. 4쿼터에 그런 반칙을 저지르면 안 된다.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상대가 자유투 한 개를 놓쳤지만, 상황이 어떻든 그 상황에서 조금 더 잘했어야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1년 전 악연이 이번 판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그들(리그 사무국)은 내게 벌금을 뺏어갔다. 나는 애들을 사립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말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1년 전처럼 벌금을 물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 |
↑ 1년 전 홀트캠프를 비난해 벌금까지 물었던 폴은 이번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리버스는 “선수들이 모두 집중력이 없었다. 상대의 노력도 인정해줘야 한다. 열심히 뛰며 슛을 잘 넣었다. 어제 져서 그랬는지 샘 미첼 감독이 준비를 잘해왔다”며 상대를 인정함과 동시에 선수들을 질타했다.
센터 디안드레 조던도 “그 장면 이전에 우리는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수비가 최악이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클리퍼스는 올랜도(6일)-마이애미(8일)-필라델피아(9일)-보스턴(11일)으로 이어지는 일명 ‘그래미 원정(그래미 시상식 준비 기간 홈구장을 비워주는 원정 일정)’을 떠난다. 전반기 마지막
리버스는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4~5경기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 주의깊게 준비해야 한다. 오늘은 그저 많은 경기 중 하나일 뿐”이라며 반등을 다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