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벌떼불펜이 아니고 벌떼안방?”
KBO리그에 색다른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붙박이 포수 한 명이 한 시즌 전체를 책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이를 넘어 2명, 많게는 3~4명이 동일 선에서 경쟁을 펼친다. 단순히 전담포수 개념이 아닌 실전을 통한 주전자리 경쟁이다. 베테랑은 물론이고 유망주, 심지어 외인선수까지 후보로 거론된다.
이러한 흐름을 일반적인 시각으로 바라 볼 때 그만큼 대형포수 한 명을 육성하는 것이 어려워졌음을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구단 입장에서 대형포수로 성장시킬 기대를 걸어볼 만한 후보가 많아졌음도 의미한다.
대표적인 팀은 한화다. 지난 시즌까지는 가장 많이 경기에 출전했던 조인성이 정범모, 허도환과 함께 경쟁하는 구도였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차일목을 KIA에서 데려왔다. 끝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주전포수로서도 활약했던 윌린 로사리오를 새 외인타자로 영입하며 포수 한 자리를 두고 무려 5명이 경쟁하게 됐다. 얼핏 포수왕국이라 부르기 쉽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붙박이 주전포수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 (위쪽부터 시계방향 차일목-조인성-정범모-허도환) 올 시즌 한화는 무려 5명의 후보가 주전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몇 년간 포수가 약점이었던 LG는 새 얼굴과 기존 세력의 경쟁이 예상된다. LG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공수를 갖춘 정상호를 영입하며 약점을 보완했다. 지난 시즌까지 영건 유강남과 베테랑 최경철이 마스크를 썼으나 수비와 꾸준함에서 아쉬운 점을 노출했다. 정상급 도루저지 능력과 수비를 자랑하는 정상호가 향후 2~3년간 전성기 실력을 보이길 LG는 기대하고 있다. 또 이 기간 동안 미래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는 유강남이 경험과 수비 측면에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SK는 선수보다 코치가 더 주목받고 있다. 지난 몇 년간 SK 안방마님 역할을 수행했던 정상호가 떠난 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재원이라는 대안이 있지만 한 시즌을 전부 맡기기는 어렵다. 또한 공격에 비해 수비와 포수리드에서 아직 아쉬움이 크다. 그러자 SK는 구단 전설의 포수이자 신임 배터리코치로 선임된 박경완 코치가 이재원을 받쳐줄 기대주들을 키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박경완 코치가 이재원의 수비보강과 함께 허웅, 이현석, 김민식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을 얼마나 1군 무대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관심사다.
↑ KIA는 두 명의 젊은 기대주 이홍구(좌)와 백용환이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베테랑 포수 진갑용이 없는 시즌을 잘 치러낸 삼성은 이지영의 성장세가 반갑다. 이지영은 올 시즌 124경기에 출전해 데뷔 첫 타율 3할 이상(0.305)과 도루저지율 1위(0.397)을 기록하며 내실 가득한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역시 이지영이 주전포수로 예상되지만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시즌 끝난 뒤 받은 무릎수술의 회복속도다. 비교적 회복이 빠른 수술을 받았지만 시즌 초반 무리하기 어렵다. 삼성은 이흥련의 군 입대를 늦추며 혹시 생길 변수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점점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박동원이 올 시즌도 넥센 안방을 맡는다. 넥센은 동시에 미래에 대한 준비도 같이 시작했다. 구단 창단 후 최초로 1라운드서 뽑은 포수자원인 주효상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나머지 3개 팀은 비교적 주전포수가 다른 팀들에 비해 굳건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두산은 양의지가 변함없이 안방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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