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이상철 기자]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kt 위즈의 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조범현 감독과 이진영은 대뜸 유망 선수 1명씩을 추천했다. 흥미롭게 두 사람의 선택은 엇갈렸는데, 그 점찍은 선수의 포지션은 같았다.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둘을 택한 셈이다.
조 감독은 ‘신인’ 강승훈을 지목했다. 2차 드래프트 8라운드 지명된 강승훈은 박세진, 남태혁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신인에게 발송된 초대권은 딱 3장. 다른 입단 동기의 부러움을 받을 수밖에.
조 감독은 철망 너머로 팀플레이의 내야 수비 훈련을 하던 강승훈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조 감독은 “발도 괜찮고 수비를 잘 한다. 유격수 외 2루수, 3루수도 맡을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라며 “올해 1군에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수비 실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김민재 수비코치는 강승훈에 대해 “무엇보다 핸들링이 좋다. 신인으로 그 연령대에 비해 기본기도 잘 갖췄다”라고 평했다.
↑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 중인 kt 위즈의 내야수 강승훈(왼쪽)과 심우준(오른쪽). kt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다. 사진(美 투산)=옥영화 기자 |
이진영은 크게 성장할 선수가 몇몇 보인다면서 “개인적으로 심우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발도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수비도 잘 한다. 부럽기까지 하더다. LG에 오지환이 있다면 kt에 강승훈이 있다”라고 밝혔다. 특급 칭찬이자 특급 기대다.
심우준은 지난해 1군에서 106경기를 뛰었다. 유격수 뿐 아니라 3루수도 맡을 수 있다. 김 코치는 “(심)우준이는 무엇보다 발이 빠르다. 1군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깨닫고 열심히 하려는 자세가 보기 좋다”라고 전했다.
주전급은 아니다. 현재보다 미래가 촉망되는 이들이다. 공교롭게 둘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 박기혁의 뒤를 받치는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런 둘을 감독과 야수조 맏형이 눈여겨보고 높이 평가한 것은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기사를 읽다가 ‘지명’을 받은 것에 깜짝 놀랐다. 프로의 지명을 받았을 때만큼이나.
강승훈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셨다니 기분은 좋은데 얼떨떨하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심우준도 “3일 전 타격 훈련 때 (이)진영 선배가 나를 부르더라. 그러면서 타격 노하우를 알려줬다. 감사했는데, 내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강승훈과 심우준은 백업 유격수를 두고 경쟁한다. 둘 다 수비만큼은 자신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그게 싫지 않았다. 즐기니 실력 향상 속도도 빨랐다. 또래에 비해 수비가 뛰어난 이유다.
경쟁의 향방을 가를 건 타격.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약하다는 둘이다. 김 코치는 “강승훈과 심우준 모두 경쟁의식이 강하다. 하나라도 더 하려 한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백업 유격수로 경쟁력이 있다. 누가 앞설 지는 실전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타격도 체크해야 하고”라며 말했다.
심우준의 지난해 타율 0.169였다. 수비에 비해 타격은 빛나지 않았다. 심우준은 “지난해 찾아온 기회를 못 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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