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그랜달!”
LA다저스 팬페스트 행사가 열린 3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원정팀 불펜 위에서 내려다보던 팬들이 일제히 한 선수에게 소리를 질렀다. 31번 작 피더슨의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어수룩하게 걸어가던 그는 모자를 벗은 뒤 두 팔을 벌리며 밝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 그랜달이 작 피더슨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걸어가고 있다(왼쪽). 팬들이 자신을 알아보자 모자를 벗고 인사하고 있는 그랜달(오른쪽).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
그랜달은 ‘그레인키의 계약의 1%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면서 “(그레인키를 도운 것은) 내 할 일의 일부 였다”고 답했다. “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내 성적도 좋지 못했을 것이다. 서로의 일을 도와준 것이다. 마치 양방통행로와 같다.”
그레인키와 함께 찰떡궁합을 자랑했지만, 그 인연은 한 시즌 만에 끝났다. 그레인키는 옵트 아웃을 선언한 이후 같은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6년 2억 6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제 둘은 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가 그리울 것이다. 팀 동료로서, 사람으로서 그의 모든 것이 그리울 것이다.” 그랜달은 다른 다저스 선수들이 그렇듯, 그레인키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 언론을 통해 공개된 그레인키의 모습은 조용하고 때로는 쌀쌀맞기까지 했지만, 그랜달이 말하는 그레인키의 모습은 그와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그레인키는 지난해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대표를 맡기도 했다.
잠시 옛 동료를 추억한 그랜달은 “그립지만, 동시에 변한 것은 없다. 이제 그는 다른 팀 선수다. 경쟁해서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냉정한 현실을 인지했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해 선발진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스캇) 카즈미어가 합류했고, 류현진도 돌아온다. 마에다도 있다. 그에게 ‘아무것도 바꾸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나는 그가 하는 모든 것을 좋아할 것이다. 아주 똑똑한 투수고, 그를 돕게 돼 기쁘다.”며 그레인키 없이도 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그랜달과 그레인키는 지난 시즌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랜달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실히 선발진은 두터워졌다. 수준 높은 선발들이 더 많아졌다”며 지난해보다 더 나은 상황임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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