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이상철 기자] 노예와 마당쇠, 프로야구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뜻은 비슷하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를 가리킨다. 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긍정과 부정의 차이. 보는 이와 듣는 이는 그렇다. 그러나 정작 그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다. 뭐라고 불린다 해도. 그저 공만 매일 던질 수 있다면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최다 출전 투수 1,2위를 배출했다. 임정호는 80경기를, 최금강은 78경기를 뛰었다. 팀당 144경기 체제였으니 55.6%와 54.2%의 높은 출전 비율이다. 3연전 중 2경기는 뛰었다는 이야기.
잘 했으니(임정호 1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75/ 최금강 6승 5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1) 그만큼 호출이 많았다. 그 공헌도에 둘 다 연봉 대박(임정호 2700만원→7700만원/최금강 3300만원→9200만원)을 쳤다. 이민호, 김진성, 임창민까지 더해 NC의 불펜이 지난해 히트상품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흥미로운 건 최금강의 투구 이닝. 89⅔이닝을 소화했다. 임정호(48이닝)보다 2배 가까이 많다. 불펜 자원 가운데 팀 내 1위. 96이닝의 이민호는 6번의 선발 등판(23⅔이닝)이 있다. 지난해 5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대구)에서는 49구(2⅓이닝)를 기록하기도 했다(최다 투구 이닝은 4월 8일 KIA 타이거즈전(광주)의 3⅓이닝). 하지만 철저하게 관리를 받았다. 그는 매달 20이닝을 넘기지 않았다.
↑ 최금강이 가장 싫어하는 요일은 ‘출근 도장을 찍을 수 없는’ 월요일이다. 사진(美 투산)=옥영화 기자 |
2015년은 육성선수 출신 최금강이 가장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 그 동안 그는 그렇게 알려진 선수가 아니다. 2014년까지 통산 경기(34) 및 이닝(38⅔)은 2015년, 한 해 기록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최금강은 “날 노예라고 부르는데 난 솔직히 괜찮다. 매일 공을 던지고 싶다. (못 던지는)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금강은 올해 ‘꿈’으로 20홀드 이상 평균자책점 2.50 이하로 정했다. 지난해 그는 14홀드 및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더 많이 뛰고 싶지 않은지를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정말로 매일 등판해 투구하고 싶다고 했다.
최금강은 “난 계속 공을 던져야 마음이 편하다. ‘느낌’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라면서 “그래서 경기가 안 열리는 월요일이 가장 싫다”라고 말했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화요병’에 시달렸다고. 화요일 경기에는 그 감을 잠시 잃어 힘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최금강은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라도 감을 유지하는 게 자신의 과제라고 했다. 화요병 치료다. 그래서 겨우내 운동도 열심히 했다. 최금강은 주 6일(월~토)을 운동했다. 금요일이었던 성탄절과 신정에도 빠지지 않았다. 일요일에 쉬었던 것도 휴식의 중요성도 있으나 개인 트레이너의 ‘휴무일’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 운동으로 몸을 잘 만들었다는 최금강은 캠프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전혀 아프지도 않다. 몸 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올해도 호출할 때마다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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