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유격수 오지환(26)은 2015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타율 0.278 138안타 11홈런 25도루 56타점 76득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안타, 출루율(0.357), 장타율(0.443)은 커리어 하이. 다른 기록도 세 손가락 안에 든 활약상이다.
자연스레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훈풍’이 불었다. 오지환은 9000만원이 인상됐다. 팀 내 야수 가운데 최고 인상 금액이다(투수 우규민은 1억원 인상). 2억5000만원으로 첫 2억원 돌파. 억대 연봉(2013년 1억200만원) 대열에 진입한 지 3년 만에 2억원을 넘었다.
↑ LG 트윈스의 오지환은 올해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건강한 몸을 만들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오지환이 뛴 건 138경기. 팀 내 최다 출전이자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경기다. 그러나 못내 아쉬움이 크다는 오지환이다. 6경기만 더 뛰었으면, 2012년(133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전 경기 출전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오지환은 9월 16일 넥센 히어로즈전(목동)을 뛰고 11일 뒤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허리 통증이 그를 괴롭힌 것. 양상문 감독에 따르면, 오지환은 당시 출전 강행을 원했다. 하지만 휴식이 주어졌다.
오지환은 그 아쉬움이 컸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어도. 오지환은 “시즌 막바지 (허리가 아파)어려움이 따랐다”라고 했다. 전 경기를 뛰었다면, 그의 표정은 좀 더 밝아졌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144경기 출전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년 전의 아쉬움을 알기에, 누구보다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오지환은 1년 전만 해도 힘을 길렀다. 그리고 그 효과를 봤다. 2루타가 20개에서 41개로 배로 늘었다. 홈런도 3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약간 다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확하게 말해 내구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걸 떠올리며. 그런 일이 없도록.
오지환은 예민한 편일까. 다들 시차적응을 마쳤으나 오지환은 새벽에 잠을 잘 못 잔다고. 몇 차례나 깨어난다. 그래도 처음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왔을 때보다 나아진 편이다. 그렇게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 스스로도 이제 몸은 좋다고 했다(남들에 비해 부족한 수면만 빼고).
그렇다고 몸 만드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 수비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6일 오전(현지시간) 오전의 마지막 훈련 프로그램은 수비였다. ‘커피 내기’가 걸린 긴장감 넘치는 훈련이었는데 오지환은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이날 벌칙 당첨은 3루수의 히메네스였다).
↑ LG 트윈스의 오지환(왼쪽)은 올해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건강한 몸을 만들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오지환은 당시 “처음으로 수비를 잘 한다고 이 상을 받았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나 1달 후 오지환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오지환은 “나도 한 번 (커피 내기에)걸렸다”라며 분발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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