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5, PAOK)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획기적인 인터뷰를 했다.
’자문자답’. SNS상에서 JDB(저널리스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묻는 말에 DB가 답했다. 흔히 이런 걸 두고 ’생쇼’라고도 하지만, 사연을 알고 나면 백전노장이 할 짓이 없어 저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베르바토프는 25일 AEK 아테네와의 2015-16 그리스 슈퍼리그 19라운드에서 후반 투입해 38분 만에 퇴장했다. 상대 박스 안에서 아테네 선수를 공과 상관없이 가격한 것에 따른 레드카드였다.
![]() |
↑ 지난해 여름 그리스에 입성한 "백작"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사진(그리스 테살로니키)=AFPBBNews=News1 |
이 신개념 인터뷰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팀에 미안함을 전하기 위한 창구였다.
요점만 정리했다.
JDB: 네 생각에 퇴장 맞아?
DB: 응 맞아. AEK 선수들과 자리싸움을 하는 와중에 화가 나버렸지 뭐야. 그를 때릴 수밖에 없었어.
JDB: 왜 그렇게 화가 났던 거야?
DB: 두 팀 경기는 더비잖아. 나는 이런 중요한 경기를 뛰고자 이곳에 왔고, 경험을 살려 무언가를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벤치에 있었잖아.
JDB: 그럼 지금 심경은 어떤데?
DB: 3경기 출전정지를 받았어. PAOK 구단에 미안할 따름이야.
JDB: PAOK를 떠나고 싶어? 몇몇 언론에서 그렇게 얘기하던데.
DB: 그건 팀 분위기를 해치려는 모략이야.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화가 나지만, 난 여전히 축구를 사랑하고, 여전히 뛰고 싶어. 열정이 식지 않았거든. 지금 내 팀인 PAOK를 위해 열심히 뛰어볼 생각이야.
레버쿠젠, 토트넘, 맨유, 모나코를 거쳐 지난해 여름 큰 기대를 모으며 PAOK에 입단했으나 1월 현재 백업 선수로 전락했다. 리그 19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가 4경기에 불과하다.
여기에 아테네
’미안하다, 사랑한다’라고만 말하기엔 낯뜨거웠는지, 이름 앞에 저널리스트를 달았다. 플레이스타일만큼이나 창의적인 행동이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