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리우] 김현이 허를 찔렀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김현(23, 제주유나이티드)은 올림픽팀 선수를 통틀어 기대치가 가장 낮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16 AFC U-23 챔피언십(2016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대회 전, 대회 기간 중 보인 부진한 활약으로 여론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하지만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은 끝까지 김현을 끌어안았고, 김현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27일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준결승전.

김현은 발목을 다친 주전 공격수 황희찬 대신 3-4-3 전술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요르단과의 8강에서 엉성한 플레이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김현은 오늘의 김현은 그 김현이 아니라는 듯, 최전방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볼을 제대로 키핑하지 못한 장면도 보였지만, 8분까지 시도한 4번의 헤딩 경합 상황에서 모두 공을 자신의 이마에 맞혔다.
그 이후로도 상대 수비 숲에서 거의 모든 공중볼을 획득하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김현은 카타르 감독이 이름까지 언급한 황희찬과 달리 지난 4경기에서 득점이 없어 경계대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리하여 카타르는 한국이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스리백 전술에 한 번 놀라고, 예상 외 김현의 공중 공격에 두 번 놀랐을 것이다.
김현의 진가는 후반 막바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상대 박스 안에서 우측으로 돌아 들어가는 이슬찬에게 허를 찌르는 감각적인 공간 패스를 건네며 2-1을 만드는 권창훈의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문창진의 골을 묶어 3-1 승리했다. 김현은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골 없이도 빛날 수 있단 걸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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