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스코츠데일) 이상철 기자]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에서 ‘앓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KIA 타이거즈 선수들은 힘든 기색 속에 거친 숨소리를 내쉬었다.
KIA는 평소처럼 웜업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그 다음이 평소와 달랐다. 야수조 및 투수조로 나눠 체력 운동을 했다. 투수조는 반복적인 러닝으로 체력을 기른 반면, 야수조는 뭔가 분주했다. 트레이너 파트가 만든 12개 코스에 2인1조로 짝을 이뤄 각기 서있었다.
서킷 트레이닝. 그리고 휘슬과 함께 25초 동안 각 코스를 소화해야 했다. 체조를 하거나 고무줄을 달고 뛰거나 촘촘히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30여초를 쉰 뒤 다음 코스. 그렇게 순환이었다. 한 바퀴가 아닌 두 바퀴. 살짝 변경된 코스를 한 바퀴 더 돌아야 했다.
한, 두 코스를 돌 때 만해도 여유 있던 선수들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그리고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연신 흘러내렸다. 반복, 또 반복. 이번 캠프 들어 처음 한 서킷 트레이닝이었다. 체력은 물론 순발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었다.
↑ KIA 타이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에서 야수조를 대상으로 서킷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휴식 시간, 나지완이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美 스코츠데일)=옥영화 기자 |
절반(12코스)을 마쳤을 때다. 그 가운데 한 명만 의외의 반응이다. “안 힘듭니다.” 하지만 딱 보기에 힘들어 보인다. 두 손으로 철망을 붙잡고 고개를 숙여 숨을 헐떡거렸다. 철인이라고 해도 힘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역시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터. 그러나 나약해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에 다시 한 번 물었다. “다른 사람은 다 힘들다던 데요?” 그러자 솔직해졌다. 고개를 살짝 들더니 하는 말. “그럼 저도...(솔직히)힘듭니다.” 누구보다 이번 캠프에서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나지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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