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이야기지만 우리 아마야구는 꽤 오랫동안 ‘도돌이표’ 역사를 되풀이했다. 잊을 만하면 다시 터지는 비리 사건과 내분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건강한 치료에 계속 실패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선출된 아마야구의 새 수장은 KBO와 대척점에 선 듯한 언동으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KBA(대한야구협회)는 세력싸움의 상대가 아니다. 지금보다 오히려 훨씬 더 견고하고 기능적인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미래 동력이다. KBO와 KBA는 서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상생의 기술’을 찾아야하는 파트너다. 지난해 8월 KBO의 2016신인드래프트에서 각구단에 지명됐던 아마 선수들의 모습. 사진=곽혜미 기자 |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에 따른 회원단체 통합권고에 따라 대한야구협회는 전국야구연합회와의 통합도 앞두고 있다. 학원야구와 사회인야구의 통합, 프로야구와의 연계까지 이루어내야 하니 그 어느 단체보다도 유연하고 원만한 대화의 기술이 절실하다.
반면 KBO가 아마야구를 보는 시각에는 ‘프로의 계산’보다 ‘투자’가 앞서야 한다. 리그의 미래 동력을 아마야구에서 얻고 있음을 늘 기억하면서 아마야구 후원, 지도자 육성 등과 관련한 소소한 과제까지 살뜰하게 챙기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프로 야구인들에게 아마야구 걱정을 하거나, 아마야구인들에게 프로야구에 대한 바람을 물으면 서로 탓을 많이 한다. ‘상생의 시대’에 걸 맞는 마인드가 양쪽 모두에게 부족해 보인다. 프로와 아마의 단체장이나 지도자들이 ‘동반자적 관계로 서로 협조해야 한다’며 한 번씩 연설에 담아 나누는 덕담만으론 부족하다. KBO와 KBA의 실무진이 얼마나 소통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서로에게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일할 수 있는 상대가 돼 주어야 한다.
그러고 보면 꼭 현장이 아니더라도 야구인들이 야구판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열심히 일할 곳은 얼마든지 많다. 아마야구의 오랜 숙제인 인프라 확충 문제나 학원스포츠의 정상화를 위해 당국과 각 단체들의 협조를 끌어내는 일 등 구석구석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야구인들에게 존경과 응원이 필요하다. 그들에겐 유니폼을 입은 현장의 지도자들만큼이나 높은 자긍심이 어울린다. 그만큼 할일이 많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