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2016시즌 프로야구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10개 구단들은 각자 설레는 마음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그라운드 위 주인공들만 새 시즌을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와 팬,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현장을 연결해주는 방송사들도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특히 케이블채널 KBSN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어느 때 보다 바쁜 연초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3인3색의 매력을 지닌 신입 아나운서들이 다부진 각오로 야구팬들의 마음을 훔치고자 한다.
KBSN 신입 3인방인 이향(25)‧조은지(24)‧김보경(27) 아나운서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 강성철(36) 아나운서도 후배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듣고 있었다. KBSN은 전통적으로 ‘아나운서 사관학교’로 유명하다. 스포츠 여자 아나운서 1세대로 불리는 김석류-고(故) 송지선 아나운서를 배출했다. 이후 최희, 윤태진, 정인영 등 수많은 ‘야구 여신’들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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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N 스포츠 신입 아나운서 이향‧조은지‧김보경 아나운서와 그들을 교육 중인 강성철 아나운서 사진=옥영화 기자 |
아나운서의 덕목 중에는 ‘인간미’를 강조했다. 강성철 아나운서는 “어쨌든 우리 회사에 들어왔으면 우리 식구다. 이 사람의 색깔을 어떻게 만들지 다 같이 고민한다. 선배들 입장에서는 후배들이 못하면 본인도 창피한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많은 덕목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인간미가 중요하다. 조직과 잘 융합될 수 있어야 한다. 제일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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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향 아나운서 사진=옥영화 기자 |
-‘아나운서 사관학교’라는 KBSN 교육의 장점은?
조은지 아나운서(이하 조은지) : 한 선배가 아나운서가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쭉 이야기해주셨어요. 한 5개 정도 되는데 KBSN은 그 항목들을 골고루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배들마다 한 영역씩 맡아서 교육을 해주시기 때문에 골고루 균형이 잘 잡힌 아나운서가 될 수 있어요.
김보경 아나운서(이하 김보경) : 다른 곳에 비해서 KBSN은 좀 더 집중적인 교육을 해주시는 거 같아요. 다방면에 걸쳐서 각자 색깔에 맞게끔 선배들이 많은 고민을 하시고 교육을 해주세요.
이향 아나운서(이하 이향) : 무엇보다 선배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최고에요. 모두를 현장의 일원으로 생각하시고 못하면 같이 못한 걸로 생각하세요. 모든 선배들이 큰 책임감을 가지고 교육해주세요.
-신입 후배들의 각자 매력 포인트를 꼽아주신다면?
강성철 아나운서(이하 강성철) : 세 명 모두 각자 다른 색깔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향 아나운서는 이미 남성 팬들이 많이 있어요. 옆집 누나 혹은 동생 같은 이미지랄까. 전통적인 KBSN 스타일과 비슷해요. 부담 없는 스타일이죠. 남성 팬들이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있죠. 선배들과도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김보경 아나운서는 정인영 아나운서와 같은 이국적인 면이 있어요. 남성 팬들이 좋아할만한 성숙한 매력이 있죠. 문제는 저 친구(조은지)인데. 과연 어떤 색깔을 낼지 저희도 궁금해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보이는 마치 우주 같은 느낌이에요. 누구도 안 보여줬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화성에서 일궈낸 감자 같은 존재?(웃음) 다양하고 묘한 색깔을 가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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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지 아나운서 사진=옥영화 기자 |
조은지 : 처음에는 엄청 무서웠어요. 화평회에서 콕콕 잘 집어내셔서 지적하시는 걸 봤는데 ‘정말 상 남자구나’하고 느꼈어요. 약간 ‘츤데레’ 같은 면도 있으시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배우 정우씨가 맡은 쓰레기 역 같은 느낌도 있어요(웃음).
김보경 : 여자를 아주 잘 아는 남자 같아요. 나쁜 남자?(웃음) 무서울 때는 정말 무서운데 다른 때는 정말 재밌게 해주세요.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이에요.
이향 : 최종 면접 때 무표정으로 계셔서 무서웠어요. 근데 회식 자리에 같이 갔는데 정말 잘 해주시더라고요. 교육에 들어가면 또 무섭고 하니 양면성이 있으세요.
강성철 : 결국 종합하면 양면성이 있는 나쁜 쓰레기네요(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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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경 아나운서 사진=옥영화 기자 |
조은지 : 사실 저희 기사에 댓글이 달릴지 몰랐어요. 주로 (이)향이 언니 이야기가 많았지만(웃음). 몇몇 댓글은 좋은 피드백이 되더라고요. 직접 뵌 적도 없는 분들이 응원해주시니 정말 고마웠어요. 악플은 감수성이 예민해서 한 글자씩 곱씹어서 봐요(웃음). 하나하나 상처가 되긴 하는데 단련이 필요한 거 같아요.
김보경 : 악플 또한 나에 대한 관심인거 같아요. 사람인지라 댓글을 보긴 보는데 상처 받는 말도 있고 힘이 되는 말도 있더라고요. 나는 괜찮은데 가족들이 생각나서 더 걱정돼요. 더 열심히 해야 할 거 같아요.
이향 : 저는 일부러 악플을 봐요. 변태 같이 다 찾아봐요(웃음). 지금은 단련이 돼서 조금 익숙해졌어요. 성격이 긍정적이라서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해요.
-후배 3명과 함께 할 2016년이 많이 기대될 거 같은데?
강성철 : 사실 작년 우리 회사의 시청률 성적이 좋지는 않았어요. 근소한 차이로 꼴등을 했는데 정규 시즌 막판 순위 싸움과 관계없는 경기를 중계했던 점도 영향이 있었어요. 그래도 올해 이렇게 좋은 인재들이 왔기에 희망적이죠. 과거 최희 원톱, 윤재인-정인영 투톱이었다면 이제는 최전방 공격수로 신입 3명을 스리톱에 내세울 거 에요. KBSN을 1등으로 이끌만한 후배들이라고 봐요. 한 단계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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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향 아나운서 사진=옥영화 기자 |
조은지 : 입사한 뒤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거 같아요. 1년 뒤도 빨리 올 거 같은데 지금보다 훨씬 전문성 있는 스포츠 아나운서로 현장을 즐기고 있지 않을까요? 조은지라는 이름으로 딱 기억되고 싶어요. 저만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서 조은지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김보경 : 지금까지 배워야 하고 할 것이 많아서 앞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떨리고 설레고 걱정도 많지만 1년 뒤에는 이 모든 것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KBSN이 정말 잘 뽑은 아나운서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이향 : 말 하는 대로 이뤄질 거 같아요. 1년 뒤에도 ‘올해 잘 살았다’라는 느낌을 받고 싶어요. 스포츠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는 댓글을 봤는데 정말 감동이었어요. 1년 뒤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외모는 옆집 동생 같지만 허를 찌를 수 있는 아나운서랄까. 뭘 시켜도 잘 할 것 같은 똑 부러지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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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야구 여신을 꿈꾸는 KBSN 스포츠 신입 아나운서 이향‧조은지‧김보경 아나운서 사진=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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