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색깔 변화를 공언했다. 이제부터는 스피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공격 야구의 색깔은 유지하되, 수비 야구의 비중도 커졌다.
넥센은 ‘넥벤저스’로 표현되던 거포 군단 이미지가 희미해졌다. 지난해 역대 다섯 번째로 200홈런(203)을 쳤던 넥센은 박병호(53홈런)와 스나이더(26홈런), 유한준(23홈런)이 떠났다. 팀 내 홈런 1~3위(총 102홈런)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들은 333타점을 합작했다.
장타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고척돔이라는 새로운 환경까지 맞물리면서 염 감독은 뛰는 야구로 승부를 띄우겠다고 했다. 타순에 발이 빠른 선수를 배치하면서 모두에게 ‘그린 라이트’를 주겠다고 했다.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만으로 득점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기는 어렵다. 포인트는 이기기 위한 점수 뽑기다.
↑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옥영화 기자 |
염 감독이 올해 세운 목표 중 하나는 100실점 줄이기다. 그는 “현실적으로 박병호, 유한준의 공백을 타격으로 메우기보다 실점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라고 했다. 올해 KBO리그는 144경기 체제다. 매 경기 1실점만 덜 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투 트랙’이다. 첫째는 마운드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투수들이 릴레이 호투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는 걸 가장 반길 터. 그러나 단번에 좋아지기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하게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다.
둘째는 수비 강화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효율적인 방안으로 단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다. 염 감독은 “단단한 수비는 만들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도 높은 수비 훈련과 함께 선수 개개인의 인식을 바꿔 집중력을 끌어올릴 경우, 충분히 경쟁력 있는 ‘벽’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넥센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힘을 쏟고 있는 훈련 파트다. 넥센은 수비 훈련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해 수비 훈련 비중을 20% 이상 늘렸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반복적으로 많이 하는 게 아니다. 몸만 익히는 게 아니라 머리로 이해를 해야 한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해야 한다는 것. 이에 수비 훈련 시 코치들의 입도 아파지고 있다. “힘을 빼라” “빨리 움직여라” “미리 예측해라” 등등.
염 감독은 “기본기가 잘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1군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첫 번째가 수비다. 베이스러닝, 타격은 그 다음이다. 수비를 잘 하려면 눈이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판단을 빨리 할 수 있다. 그리고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루아침에 좋아지긴 어렵겠지만 KBO리그가 개막할 두 달여 뒤에는 ‘달라진’ 걸 보여줄 수 있다. 일단 선수들의 인식은 바
넥센의 한 선수는 “(코칭스태프의 지도 아래)더 좋은 수비를 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이전보다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다. (수비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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