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6대 UFC 라이트급(-70kg) 챔피언 앤소니 페티스(29·미국)는 ‘쇼타임’이라는 별칭처럼 실전에서 화려한 킥을 구사한다. 태권도 3단이기도 한 페티스는 종합격투기(MMA)에서 해당 무술을 가장 잘 녹여내는 선수로도 꼽힌다.
물론 경력만 따지면 2004 미주(남·북아메리카통합)선수권대회 –84kg 동메달리스트 제임스 문타스리(28/한국·태국계 미국인)가 역대 UFC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태권도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페티스는 MMA에서 태권도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챔피언’이라는 실적까지 냈기에 인상적이다.
MK스포츠는 14일 ‘UFC 아시아’의 협조를 받아 페티스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페티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81(UFN 81)’에 참가하여 라이트급 4위 에디 알바레즈(32·미국)와 대결한다.
“알바레즈는 훌륭한 선수다. 다양한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을 뿐 아니라 챔피언도 경험했다”고 상대를 호평한 페티스는 “이번 경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그가 지금까지 겨뤄왔던 대부분의 선수와는 좀 다른 스타일이다. 알바레즈가 뭘 하든 신경 쓰지 않고 내 계획대로 경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알바레즈는 UFC 다음 2위 대회사로 꼽히는 ‘벨라토르’의 초대 및 제3대 라이트급 챔피언도 지냈다. 지금까지 미국뿐 아니라 멕시코·캐나다·일본·러시아·코스타리카까지 6개국 경기를 경험했다.
↑ 페티스(사진)가 UFC 164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한 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태권도 평생 해왔다…한국 방문 희망”
“내 빠른 발차기는 5살 때부터 배운 태권도에서 나온 것이다. MMA에서 타인과 차별화되는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갖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태권도’라는 종목에 대한 애착 그리고 수련 경력에 대한 자부심을 밝힌 페티스는 “한국에 가본 적은 없으나 평생 태권도를 해왔기에 태권도 용어로 쓰이는 한국어 몇 단어는 안다. 한국어로 숫자도 셀 수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UFC 아시아’ 관계자는 지난 11일 MK스포츠와 만난 자리에서 “2016년 상반기 중으로 한국대회 개최와 상관없이 ‘특별초대선수’의 방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WEC에 라이트급 재능 많았다”
WEC는 2010년 12월 16일 UFC에 흡수된 단체다. UFC에 없었던 밴텀급(-61kg)·페더급(-66kg)에서는 세계 최고이기도 했다. 페티스는 마지막(제7대) WEC 라이트급 챔피언 신분으로 UFC로 건너왔다.
UFC 체급별 순위에서 WEC와 겹쳤던 라이트급 이상만 봐도 라이트급 1위 페티스와 3위 도널드 세로니(33·미국), 웰터급(-77kg) 4위 카를로스 콘딧(32·미국)과 13위 벤 헨더슨(33·한국계 미국인)이 WEC 타이틀전 경험자다.
세로니는 WEC 라이트급 잠정챔피언 결정전을 치렀다. 콘딧은 마지막(제5대) WEC 웰터급 챔피언이자 제2대 UFC 웰터급 잠정챔피언을 지냈다. 헨더슨은 제6대 WEC 라이트급 챔피언과 제5대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다.
페티스도 “UFC에 없던 밴텀급·페더급은 물론이고 라이트급·웰터급도 WEC 최상급 선수들은 UFC에서도 잘 활동하고 있다”면서 “세로니·헨더슨 그리고 나는 라이트급 세계 5위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WEC 라이트급은 질적으로 훌륭했다”고 자평했다.
■“벤 헨더슨, 웰터급에서도 잘할 것”
페티스는 헨더슨의 WEC·UFC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모두 넘겨받았을 정도로 천적으로 여겨진다. 특히 2010년 12월16일 ‘WEC 53’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헨더슨의 2차 방어를 저지했을 당시 케이지 그물을 박차면서 얻은 탄력을 이용하여 상대 얼굴에 적중한 킥은 ‘쇼타임 킥’으로 불리며 페티스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벤 헨더슨과의 WEC 타이틀전 장소는 공교롭게도 그의 고향인 애리조나주였다. 5분×5라운드 경기의 마지막 1분, 즉 24분이 흐른 후에 내가 적중한 ‘쇼타임 킥’은 MMA 역사상 가장 훌륭한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되리라 자부한다”고 회상한 페티스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 장면으로 나를 떠올리는 것을 여전히 경험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벤 헨더슨이 현재 가장 훌륭한 MMA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라이트급에서도 챔피언을 했고 웰터급에서도 전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 페티스(오른쪽)가 ‘UFC 온 폭스 6’에서 도널드 세로니(왼쪽)에게 킥 공격을 가하고 있다. 세로니는 현재 라이트급 3위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도스 안요스와 재대결하면 1차전과는 다를 것”
1차 방어에 성공할 때만 해도 페티스의 시대가 열리는 것 같았다. 그러했기에 하파엘 도스 안요스(32·브라질)가 페티스를 모든 영역에서 압도하고 제7대 UFC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등극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페티스는 “1차전 때는 내가 자신 있는 방법으로 경기하지 못했다. 나답지 않았다고 자책하고 있다”고 반성하면서 “2차전이 성사된다면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도스 안요스는 UFC 11전 10승 1패의 파죽지세다. ‘1패’는 라이트급 2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에게 2014년 4월19일 ‘UFC 온 폭스 11’에서 당한 만장일치 판정패다.
그러나 페티스는 “하빕은 부상으로 근 2년간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재대결한다면 1차전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도스 안요스가 하빕에게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맥그리거 독특하나 내가 모든 영역에서 낫다”
페티스가 UFC에서 ‘태권도’를 대표한다면 제2대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는 가라테(공수도) 등 전통무술을 좀 더 포괄적으로 받아들인 형태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페티스가 라이트급 챔피언일 당시 맥그리거와의 ‘슈퍼파이트’는 화려한 맞대결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성사되진 못했다.
“맥그리거의 스타일은 특이하다. 공수도 기반의 펀치 등 전통무술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분석한 페티스는 “그러나 맥그리거가 장점으로 내세우거나 강점으로 인식되는 분야 중 내가 낫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다. 가령 나는 그보다 원거리 장악력에서 우월하다. 경험적으로도 강자들을 더 많이 상대하기도 했다”면서 “실제로 경기를 한다면 타격·그래플링·레슬링 모두 내가 앞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정찬성 자신감 넘치고 끊임없이 발전”
‘코리안 좀비’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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