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안정환(40) MBC 축구해설위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황금기의 ‘슈퍼서브’였던 ‘동안의 암살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43·노르웨이)를 오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인 그의 선수생활 막바지 ‘원숙함’을 제대로 봤다.
안정환 위원은 9일 방송 대결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약칭 마리텔)’에 김성주(44) 아나운서와 함께 출연하여 거침없고 재밌는 입담으로 큰 화제가 됐다. 해외축구 관련으로는 솔샤르를 ‘미드필더’로 칭했다가 네티즌들이 “솔샤르는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라면서 ‘축알못(축구를 알지도 못하는)’ 취급한 것이 주요관심사다.
물론 솔샤르가 맨유 역사상 손꼽히는 결정력을 지닌 ‘중앙공격수’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맨유에서 1996~2007년 366경기 126골을 기록한 것만 봐도 드러난다. 그러나 솔샤르는 178cm의 크지 않은 신장에 걸맞은 기동력의 소유자로 맨유 입단 초기부터 측면에도 심심치 않게 기용됐다. 크로스의 정교함과 속도감도 수준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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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샤르(오른쪽)가 2015년 11월 영국·아일랜드 올스타와 세계올스타와의 자선경기 시작에 앞서 맨유 동료였던 라이언 긱스(왼쪽)와 환담하고 있다. 현역 시절 솔샤르가 교체 투입되면 긱스와 각각 좌우 측면을 담당한 장면도 곧잘 연출됐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세계적으로 축구 전술의 위치·역할 구분에 제일 민감한 국가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이다. 위키백과 일본어판은 “솔샤르는 ‘포워드’이자 ‘사이드 하프’였다”고 정의한다. ‘사이드 하프’는 ‘측면 미드필더’를 뜻한다. 솔샤르 시절 맨유의 주대형이었던 4-4-2에는 측면 ‘공격수’가 없기도 하다. 투톱의 일원으로 선발/교체를 오간 것이 가장 일반적이었으나 좌우 미드필더로 뛴 빈도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안정환 위원은 선수 시절부터 본인을 “나는 전형적인 최전방공격수나 원톱 자원이 아니다. 처진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 중앙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중간적인 역할인 ‘판타시스타’(최근 유행을 따르면 9.5번)라고 분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리텔’에서 안정환 위원은 솔샤르에 대해 “자신보다 ‘앞에서 뛰었던’ 미드필더”라는 전제조건도 달았다. ‘앞에서 뛰었다’는 얘기는 ‘공격형 미드필더’이기를 자처했던 본인보다는 좀 더 ‘공격수’, 즉 골잡이에 가까웠던 존재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솔샤르의 특성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2003년부터 부상에 시달렸던 솔샤르가 제대로 한 해를 보낸 것은 2006-07시즌이 마지막이었다. 해당 시즌 솔샤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경기 7골 3도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두 대회 평균 경기당 48.1분만 뛰고도 90분당 공격포인트가 0.97에 달할 정도로 노련함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솔샤르가 맨유에서 소화한 위치가 바로 공격형 미드필더/처진 공격수/중앙 공격수였다. 경기 상황이나 코치진의 전술적인 요구에 따라 최전방과 2선을 시의적절하게 오가면서 득점과 기회창출을 모두 해냈다.
솔샤르는 ‘득점력’으로 명성을 얻었으나 맨유 초기에는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운동능력,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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