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자리는 하나지만 경쟁자는 넘친다. 2016년에도 각 팀의 에이스를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 KBO 대표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속팀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는 것이 먼저다. 바늘구멍만큼이나 좁은 KBO리그 주전경쟁. 오늘에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된다. 10개 구단의 각 팀별 불꽃 튀는 포지션별 경쟁구도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삼성, 유일한 행복고민...5인 경쟁 외야
삼성 라이온즈의 유일한 행복한 고민. 외야 세 자리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삼성은 원정도박 파문과 선수이탈로 쓸쓸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선수영입이 많지 않아도 늘 탄탄한 느낌이었던 전력도 올해만큼은 느낌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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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외야 경쟁의 핵심 자원이었던 구자욱은 내야가 아닌 외야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MK스포츠 DB |
덩달아 영향을 받게 된 것이 외야다. 현재로선 3루수가 전문인 발디리스가 핫코너를 지킬 것이 유력하다. 자연스럽게 지난해 신인왕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킨 구자욱이 외야에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프로입단까지 주포지션이 3루였기에 박석민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 구자욱이 꼽혔던 것도 사실. 그런데 실제로는 발이 빠르고 운동능력은 좋지만 내야수를 보기에는 신장이 크고 글러브질이 다소 미숙한 구자욱이기에 장기적으로는 외야수가 더 어울린다는 것이 내부의 평이다. 선수 본인도 외야를 더 선호한다.
결국 최형우, 박한이, 배영섭, 박해민, 구자욱까지 어느 팀에서나 주전을 맡을 수 있는 5명이 외야서 경쟁하게 된 형국이다. 지난 시즌에도 계속됐던 고민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시즌 중 “구자욱이 큰 역할을 했다. 부상 선수들이 생길 때마다 그 자리를 잘 메워줬다”며 구자욱의 멀티능력을 칭찬하면서 “부상 선수들이 다 복귀한 이후에는 계속 고민이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5명이지만, 사실상 한 자리의 주인은 정해져있다. 팀의 중심타자인 최형우가 맡을 좌익수는 거의 확정적이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 리그 5위에 해당하는 33개의 홈런과 123타점을 쳤다. 48홈런을 친 야마이코 나바로와 결별한 상황에서 팀 4번 타자를 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남은 2자리를 놓고 최대 4명이 경쟁하게 된 상황이 더 타당하다.
가장 먼저 지난 시즌 삼성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구자욱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구자욱은 풀타임 첫해였던 지난 시즌 리그 3위인 타율 3할4푼9리를 기록했다. 거기에 17도루를 기록했을 정도로 기동력도 있다. 특히 기대하지 않았던 장타력(5할3푼4리)도 보여준 만큼 호타준족의 구자욱을 제외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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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함의 상징 박한이도 결장을 선택하기 힘든 자원.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고 박해민을 제외하자니 진기명기급의 수많은 슈퍼플레이를 포기해야한다. 박해민은 지난 시즌을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거듭났다. 3할 타율은 아쉽게 실패했지만(0.293) 154안타를 때렸고 96득점을 올렸다. 거기에 60도루를 기록, 압도적인 도루왕에 올랐다. 빠른 야수들이 많지 않은 라인업에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인 동시에 중견수 수비력은 거의 리그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거기에 군입대 이전 삼성의 주전 중견수로 나선 배영섭은 준수한 수비력은 물론 전 경기에 나선다면 타율 3할에 육박하는 공격력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경찰청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고, 주력도 좋다. 거기에 삼성 주전 라인업에선 희소한 우타 자원이라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선수들의 장점이 뚜렷하기에 어떤 선택도 내리기 힘들다. 다만 상대 투수와 상황에 따라 다른 변화된 라인업이 나올 수 있다. 또한 공격력을 중요시할지 수비력을 더 고려할지에 따라서도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현재로선 누구도 짐작하기 힘든 최대 격전지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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