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5일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치른 FC 바르셀로나(17경기)와 상대 스포르팅 히혼을 제외한 모든 팀이 일정의 절반인 18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의 하한선인 4위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여전히 향방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K스포츠’는 ‘KBS N’에서 라리가를 중계하는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을 인터뷰하여 2015-16시즌 잔여 일정에 대한 심층적인 예상을 청취하고 기사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돌발변수가 생겼다.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라리가 3강의 한 축인 레알 마드리드가 라파엘 베니테스(56)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지네딘 지단(44) 카스티야(2군) 감독을 1군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이에 1차 인터뷰에서 나온 레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견해와 지단 부임 후 한준희 위원이 추가로 분석·전망한 내용을 종합한 형태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에 대한 예측은 후속편에서 다룬다.
○ ‘라커룸 분위기’에 긍정적일 것
한준희 위원은 베니테스의 전격 경질 그리고 지단의 부임을 어떻게 바라볼까? 지단은 2013~2014년 레알 1군 코치에 이어 2014년부터 카스티야 감독으로 스페인 3부리그를 경험한 것이 지도자 경험의 전부다.
“지단의 선임은 ‘라커룸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있어서 긍정적 효과를 낳을 거라고 예상한다”고 요약한 한준희 위원은 “베니테스는 적잖은 선수들과 불화·잡음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는 구체적인 전술의 문제를 떠나 선수단의 능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리적 악영향을 받고 있었던 선수들이 이를 털어내고 심기일전하기 위해서라도 감독 교체는 합리적이다. 물론 지단의 짧은 지도 경력을 고려하면 ‘위험부담이 큰’ 선택일 수는 있으나 ‘베니테스 유임’에도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면 이 시점에서라도 이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지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100주년 기념 ‘위대한 125인’에 포함된 살아있는 축구 전설이다. 레알 소속으로는 2001~2006년 225경기 49골을 기록했다.
한준희 위원도 “지단은 레알의 위대한 선수이고 세계 축구사에도 굵은 발자취를 남겼다. 레알의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지단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미 전임 감독인 조세 무리뉴(53), 카를로 안첼로티(57)와도 함께 일했기에 레알 현역 선수들과도 많은 교분을 나눴다. 지금 레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과 심기일전이다. 일단 지단의 선임은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 지네딘 지단(오른쪽) 레알 마드리드 신임감독이 훈련에서 호날두(왼쪽)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s=News1 |
↑ 베일(가운데)이 2013-14 코파 델레이 우승 후 호날두(오른쪽)와 당시 코치였던 지단(왼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스페인 발렌시아)=AFPBBNews=News1 |
○ ‘BBC’ 중용할 것
가레스 베일(27)과 카림 벤제마(29),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는 ‘BBC’라 불리는 레알 간판 공격진. 관심사는 ‘감독’ 지단이 BBC를 모두 활용할지, 나아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다.
한준희 위원은 “지단이 어떠한 전술을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카스티야에서 활용한 4-2-3-1 혹은 4-1-4-1이 주요 대형이라는 것이 현지의 주된 예상이나 구체적인 것은 뚜껑을 열어야 명확해진다”면서도 “어떠한 포진을 가동하더라도 BBC의 입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거라고 본다. 베일은 베니테스의 해임이 다소 아쉽겠으나 지단이 경기력이 좋은 베일을 홀대하지는 않으리라 예상한다. 몸 상태에 이상 없다면 BBC는 지단 휘하에서도 중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니테스 경질 전 한준희 위원은 “BBC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2가지”라면서 “하나는 서로의 이타적인 호흡을 증가, 다른 하나는 수비 가담의 향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참고자료) 안첼로티와 베니테스 감독 재임 시절 호날두와 베일 기록비교. 베일은 베니테스의 중용으로 개인 활약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반면 호날두의 생산성은 소폭 감소했다. 무득점 경기 횟수도 시즌 절반을 보낸 이번 시즌 벌써 지난 2시즌과 필적할 정도다. 그러나 정작 기량이 다소 하락한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 수혜자 하메스. 이스코는 떠날 수도
1월 이적시장에서 레알은 미드필더 이스코(24)와 하메스 로드리게스(25)의 퇴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스코는 맨체스터 시티, 하메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한준희 위원은 “지단 부임으로 하메스의 입지는 크게 향상될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어떠한 대형을 사용하든 하메스는 지단의 주요 플레이메이커가 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베니테스 시절에는 “하메스는 베니테스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베니테스는 부인했으나 둘 사이에는 분명 좋지 않은 기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이스코(왼쪽)가 2013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 훈련에서 당시 코치였던 지단(오른쪽)의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s=News1 |
반면 이스코에 대해서는 “지단은 감독이 되자 이스코에 대한 지지 선언으로 잔류를 꾀했다. 따라서 베니테스 시절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이적 가능성이 있다”고 상반된 견해를 보인 한준희 위원은 “레알의 현재 선수단 구성상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긴 어려움을 직시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들의 구애가 성공할 확률은 아직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베니테스 감독 시절 한준희 위원은 “이스코의 최적 위치는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레알이 아닌 어느 팀에서라도 가장 잘하는 자리다. 그러나 시즌 초 베니테스가 이 임무를 맡긴 선수는 베일이었다”고 짚은 후 “최근 베니테스는 전임 안첼로티와 유사한 4-3-3 대형(이 전술에는 별도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다)을 사용했다. 물론 과거 이스코가 중앙 미드필더 3명의 일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적도 있다. 그러나 4-3-3에서는 하메스와 토니 크로스(26), 루카 모드리치(31)와 첨예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레알이라는 팀이 이스코에게 흡족한 환경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한 한준희 위원은 “이스코는 자신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팀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라고 요약했다. 지단이 선임됐음에도 여전히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일 것이다.
○ ‘안첼로티 전술’ 활용할 것
지단은 안첼로티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2013-14~2014-15시즌 레알의 코파 델레이,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함께했다.
한준희 위원은 “스페인 주요 언론은 지단이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큰 대형을 4-2-3-1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지단 역시 궁극적으로는 안첼로티식 ‘4-4-2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술’로 회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단은 안첼로티가 여러 실험과 고민을 끝에 정착한 해당 전술로 성공한 것을 누구보다 가까이 목격했기에 이 아이디어를 계승할 확률이 꽤 높으리라 예상한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수비적인 균형이다. (호날두·베일 등) 측면 공격수들의 수비가담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것은 현실성이 높지 않다. 결국, 수비 시에는 4-4-2처럼 움직이는 것이 현재 레알 선수단으로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 지단(왼쪽)이 코치 시절 임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3-14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첼로티 당시 감독. 사진(포르투갈 리스본)=AFPBBNews=News1 |
계속해서 “현지 예상처럼 4-2-3-1을 기본형으로 삼을 수는 있으나 수비 때는 안첼로티의 4-4-2 발상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한 한준희 위원은 “베니테스 역시 시즌 초 자신만의 구상에서 안첼로티의 구상으로 복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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