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35)과 안지만(33)의 원정도박혐의와 향후 거취를 둘러싼 문제가 윤리의 딜레마에 빠졌다.
삼성은 최근 윤성환과 안지만을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괌 전지훈련 캠프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앞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방출을 결정한 임창용은 검찰 조사를 통해 혐의 일부를 시인하고 약식기소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데 윤성환과 안지만은 아직 경찰의 소환조사조차 받지 않은 상황. 이들은 도박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삼성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어, 혐의가 밝혀지기 전까지 이들을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현재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곳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계좌와 통화내역 등의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로 아직 수사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의 소환계획이 잡히지 않았다.
↑ 윤성환과 안지만의 원정도박혐의 문제가 딜레마에 빠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삼성 관계자는 “법적으로도 아직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선수를 구단에서 먼저 내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향후 수사 진행 과정에 따라서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해 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딜레마가 시작된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무죄일지 유죄 판결을 받게 될지 현재로선 알수 없다. 거기에 더해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나온다고 할지라도 대중들이 느끼는 도의적 윤리적인 부분에서의 실망감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 됐다.
세간의 여론은 차갑다, 이미 이들과 함께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임창용(40)과 오승환(34)의 유죄가 입증돼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도 이들의 무죄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해당 문제가 3개월여를 끌면서 대중들이 느낀 실망감과 피로감도 상당하다.
삼성의 입장에서도 법리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수인 동시에 핵심전력인 선수를 내칠 순 없었으나 그렇다고 돌아선 팬심을 무시하기도 힘들다.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킬지 여부도 딜레마지만 향후 거취 문제도 다시 딜레마에 놓일 공산이 크다.
만약 수사결과 무죄가 나올 경우엔 여론의 차가운 시선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들이 선수생활을 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도의적 책임은 남는다. 또한 임창용이나 오승환과 같이 약식기소 처분을 받는 정도가 혐의가 가벼운 것으로 나올 경우는 복잡하다. 다시 가치판단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삼성은 결국 이들과 관련을 맺고 있는 이익집단이다. 그렇기에 이해관계를 빼놓고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선택을 내리기가 힘들다. 동시에 윤성환과 안지만이 10여년 동안 몸 담았던 소속팀. 온정적이거나 이익에 준하는 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결과는 삼성의 몫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윤리적 잣대에 따른 평가를 짊어질 몫과 책임 또한 삼성이 갖고 있다.
새로운 시대, KBO역시 이번 사건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해당 문제가 미래사건들의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 과거 구태의 행정에 지금도 발목을 잡히고 있는 면도 분명히 있다. KBO의 강화된 기능과 역할 증대를 꾀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리그 차원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추후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 역시 그것 또한 구체적인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의 일이다.
해당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이제 과거보다 팬들은 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잘못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이다. 모든 이들이 기량면에서만이 아니라 생활에서도 모범이 되는 프로선수를 원한다. 프로선수들의 도
대중은 진실과 정의를 원하고, 현실에서는 이익이 충돌한다. 삼성과 KBO가 딜레마에 빠졌다.
[one@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