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희망의 태양이 떠올랐다. 지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도 35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프로스포츠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 하나뿐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또 한 번의 전쟁이 펼쳐진다. 그 출정을 위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겨우내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 제단 앞에 서서 소원을 빌고 있다. 더 강해지고 싶다고, 더 잘 하고 싶다고. 2015년보다 더 희망찰 2016년을 꿈꾸는 10개 구단의 새해 소원을 풀어봤다. <편집자 주>
↑ 올 시즌 경기 후반부 롯데 마운드는 긴박했다. 감독이 직접 올라가는 장면은 일상다반사. 2016년에는 이런 장면 보기 싫은 게 롯데의 소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巨人 “지저분한 꼬리, 자르고 싶어요”
2015년 프로야구에서 롯데시네마는 조롱거리 중 하나였다. 흥행의 보증수표가 아니라 ‘발암(發癌-암을 유발한다는 의미)’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야구에서 불안한 뒷문을 가리켜 극장이라고 하는데, 롯데 자이언츠의 뒷문은 ‘불안’ 그 자체였다. 그래서 잘 나가는 롯데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시네마’라는 별칭은 썩 달갑지 않았다.
2015시즌 롯데의 선발로테이션은 강력했다는 점에서 뒷문은 도드라진 아픈 손가락이었다. 롯데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조쉬 린드블럼은 210이닝이나 던지며 12승11패 평균자책점 3.56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고, 브룩스 레일리는 179⅓이닝을 소화하며 11승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토종에이스 송승준은 125이닝을 책임지며 8승7패 평균자책점 4.75로 뒤를 받쳤다.
그러나 롯데의 팀평균자책점은 5.0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뒷문단속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최하위였다. 결과적으로 시즌 시작부터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정해놓지 않은 게 독이 됐다. 김승회가 마무리를 맡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이정민과 김성배가 김승회와 번갈아 뒷문 단속에 나섰지만 꼬리가 길었다. 꼬리가 기니 문이 닫히지 않았다. 급기야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심수창이 마무리를 맡았다. 몇 경기는 잘 막았지만, 마무리는 맞지 않은 옷이었다.
결과적으로 뒷문은 돌려막아야 했다. 이는 성적표로 잘 나타났다. 팀세이브가 19개로 9위(10위는 16개인 신생팀 kt)에 그쳤다. 반면 블론세이브는 두산과 함께 18개로 공동 1위였다. 역전패도 34차례나 당했다. 66승1무77패로 8위를 차지했지만, 5위 SK(69승2무73패)와 불과 3.5경기 차. 세이브를 늘리고, 블론세이브와 역전패를 줄였으면 충분히 가을야구에 갔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배적인 예상이다.
결국 롯데가 택한 길은 외부 영입. 지난 6년 간 넥센 히어로즈의 붙박이 마무리로 뛰며 177세이브를 거둔 손승락을 모셔왔고, 리그 최강 불펜팀 중 하나인 SK의 셋업맨 윤길현도 데려왔다. 둘에게 쓴 돈만 모두 98억원(손승락 60억원·윤길현 38억원). 여기에 후반기 복귀한 정대현과 82이닝을 소화한 홍성민까지 옆구리 라인이 더해져 불펜이 두터워졌다. 길었던 꼬리는 꼬리뼈 뿌리까
이제 부산 사직구장을 찾는 롯데팬들이 마음 편히 승리를 즐길 수 있을까. 새드엔딩에 익숙했던 사직 롯데시네마가 이제 해피엔딩극으로 흥행몰이에 나서길 간절히 빌고 있다. 바로 이렇게. “새드엔딩 안녕~! 해피엔딩이여, Com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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