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올 시즌 용인 삼성생명은 현재 대신 미래를 택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즌 중반에도 젊은 선수들의 기용 폭을 대폭 넓혔다. 경험을 통한 성장을 기대하는 바람 때문이다. 올 시즌부터 삼성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임근배 감독의 확고한 철학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7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서는 경기 막판 기적 같은 추격전을 펼쳐 연장 승부 끝에 70-69로 역전승을 거두고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3쿼터까지 졸전이었고, 이후 외국인 선수 키아 스톡스의 프로 데뷔 첫 3점슛 2개가 운 좋게 들어가면서 가까스로 이겼다. 임 감독도 경기 후 “극적인 승리라기보다는 운이 좋은 경기였다”고 밝혔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경기력이다. 심각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인 것이 벌써 수차례다. 지난 24일 춘천 우리은행전에서는 한 경기 최소 득점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39점으로 불명예 기록까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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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삼성생명 키아 스톡스가 극적인 승리로 4연패 탈출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함께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그러나 삼성생명 선수들은 그 한 가지(기본)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임 감독은 “우리 팀에 열심히 뛰지 않으려는 선수는 없다”고 했다. 정말 열심히 뛴다. 그런데 요령이 없다. 공·수에서 모두 쓸데없는 움직임이 대부분이다. 결국 열심히 뛰고 체력만 낭비다.
임 감독이 강조하는 가장 기본인 리바운드도 스톡스와 엠버 해리스, 배혜윤을 제외하면 현저하게 떨어진다. 기본적인 박스아웃을 하지 않기 때문에 페인트 존에 더 많은 삼성생명 선수들이 있어도 리바운드를 빼앗기기 일쑤다. 삼성생명은 이날 신한은행전에서도 3쿼터까지 리바운드에서 24-34로 뒤졌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만 14개나 허용했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다. 임 감독은 베테랑 가드 이미선의 출전 시간을 줄였다. 체력적인 안배와 젊은 선수들의 기회를 위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선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심하다.
이미선이 없을 때 삼성생명의 주전 가드는 박하나다. 아직 팀 전체를 리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일단 공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 팀 선수들을 활용하는 리딩보다는 시간에 쫓긴 무리한 공격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터프샷이 많아 당연히 성공 확률도 떨어진다.
국내선수들이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외국인 선수만 바라보는 경향도 짙다. 상대 수비는 삼성생명의 외국인 선수들만 집중적으로 막으면 수비하기 편하다. 결국 패스가 원활히 돌지 않고 움직임도 효율성이 떨어져 1대1 공격에 의한 득점 루트가 대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 리빌딩을 선언했다. 임 감독은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는 수밖에 없다. 3라운드가 끝난 뒤 고민도
올 시즌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신한은행전 연장 역전 드라마를 만든 것은 고무적이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