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원주) 서민교 기자] 원주 동부 김주성(36)이 남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인 개인 통산 1000블록슛 달성까지 단 1개만을 남겨뒀다. 김주성은 이날 999번째 블록슛을 기록하기 위한 숨은 노력이 있었다. 수비에도 ‘페이크’가 있었다.
김주성은 2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9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을 기록하며 팀의 99-8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98개의 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던 김주성은 2쿼터 막판 블록슛 1개를 추가해 대기록 달성까지 1개만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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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 동부 김주성이 프로농구 사상 최초인 통산 1000블록슛 달성까지 단 1개만 남겨뒀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주성은 2쿼터 종료 2분45초를 남기고 LG 가드 유병훈의 속공 레이업을 뒤에서 따라붙어 걷어냈다. 유병훈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블록슛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김주성은 유병훈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일부러 천천히 뛰면서 방심하게 만든 것. 김주성은 “지금껏 블록슛을 할 때 뒤에서 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슛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그 타이밍을 보고 있다가 블록슛을 하면 된다”고 노하우를 살짝 공개했다.
이어 김주성은 “유병훈도 그랬다. 속공 상황인데 내가 쫓아가는 것을 알면 페이크를 쓰거나 패스를 준다.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뛰었다. 그런데 유병훈이 레이업을 올라가더라. 뒤늦게 있는 힘껏 쫓아가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대기록을 앞둔 김주성 앞에서는 좀처럼 슛을 쏘지 않고 있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그것을 아는 김주성은 999번째 블록슛을 위해 상대를 방심하게 하
이제 대기록 작성까지 1개의 블록슛만 남긴 김주성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서)장훈이 형의 득점이나 리바운드 기록은 내가 깨기 힘들다. 난 수비형 선수의 자부심이 있다. 블록슛 기록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의미가 깊고 개인적으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