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방동) 윤진만 기자] 2년 전 사석에서 만난 한 골키퍼 전문가는 말했다. “포철공고에 좋은 골키퍼가 있다던데요. 주말에 겸사겸사 내려가서 보고 올까 합니다.”
주중 전화를 걸었다. 질문 전 마중 나온 대답. “힘이 조금 부족하달까요. 하지만 잘 막긴 하더라고요.”
그는 ’리틀 야신’ 김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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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에 도전장을 내민 당당한 십대 골키퍼 김로만. 그는 내년부터 포항스틸러스 골문을 지킨다. 사진(서울 대방동)=정일구 기자 |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 어머니에서 태어난 혼혈 골키퍼.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외모와 또래보다 뛰어난 실력 덕에 학창시절 내내 시선을 끈 선수.
이미 고등학교 무대에선 최고 골키퍼로 군림한 그가 졸업하자마자 용감하게 프로 세계로 뛰어들었다.
14일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소재 여성가족재단에서 진행한‘2016 K리그 신인선수 교육’에 참석한 김로만은 “아직 배워야 한다. (신)화용이형에게 많이 배우겠다”고 입단 각오를 말했다.
사실 김로만은 지난여름까진 프로 직행, 대학 진학, 해외 진출 등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그 중 ‘1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대학 진학 후 프로에 입성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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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수분" 포항 유스팀의 산물 김로만과 우찬양(오른쪽). 사진(서울 대방동)=정일구 기자 |
그만의 장점이 있다면, 빠른 팀 적응을 꼽을 수 있다. 김로만은 포항제철고 소속으로 스틸야드에서 프로 선배들의 경기를 쭉 관전했고, 지난 8월부턴 동기 우찬양과 포항 1군과 함께 훈련하며 친분도 쌓았다.
“지난 3~4개월 동안의 훈련이 제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빡센’ 훈련도 해보고, 공격수들의 차원이 다른 슈팅도 막아봤어요. 형들로부터 어떻게 몸 관리해야 하는지도 배웠고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희소식은 더 있다. 최근 신장을 쟀더니 키가 1.5cm 더 컸다. 2년 전 모 코치가 봤을 때보다 체격도 더 커졌다. 프로 정식 입단을 앞두고 191.5cm, 89kg라는 이상적인 체격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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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로만은 고등학교 무대에서 페널티킥 방어에 큰 장점을 보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물론 모두가 예상하는 대로 김로만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주전 골키퍼
“내년에 당장 출전하겠다, 이런 생각은 안 해요. 열심히 배우고 배우다 보면 언젠가 경기를 뛸 수 있겠죠. 지금은 출전보단 백업에 먼저 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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