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무려 7198명이 몰렸다. 올 시즌 프로농구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운 숫자. 친정으로 돌아온 리카르도 포웰(32·인천 전자랜드) 효과다.
간신히 호흡기에 의존했던 전자랜드가 다시 살아났다. 포웰은 산소 같은 존재였다.
포웰은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팀의 주장까지 맡으며 ‘포주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포웰은 인천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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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프로농구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전자랜드가 KCC를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트레이드로 친정으로 복귀한 포웰과 정영삼 그리고 슈퍼루키 한희원 등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쳐 KCC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했다. 포웰이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전자랜드와 포웰의 운명 같은 재결합은 지난 11일 극적인 트레이드로 성사됐다. 허버트 힐과 포웰의 맞트레이드 카드가 맞춰진 것. KCC의 강력한 필요성에 의한 요청이었으나 그 반전 효과는 전자랜드의 차지였다.
포웰은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뒤 다시 예전의 ‘포주장’으로 돌아왔다. 생기를 잃고 하위권에서 허덕였던 전자랜드는 부산과 인천을 오가는 살인일정에도 주말을 삼켰다.
포웰은 12일 부산 kt와의 친정 복귀전에서 31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팀의 84-70,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포웰은 인천 홈팬들 앞에서 KCC를 상대로 20점 1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85-83,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KCC전에서 올 시즌 최다인 3점슛 14개를 퍼부었다.
포웰은 경기 내내 코트와 벤치 뿐 아니라 경기 전·후에도 모든 것에 존재했다. 포웰은 동료들의 슛이 성공할 때마다 자신의 일인 것처럼 기뻐하며 화끈한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살렸다. 경기 전에는 정효근의 1대1 과외 선생님으로 나서더니, 경기 후에는 인천 팬들의 열광적인 환대에 감격에 눈물을 쏟았다.
포웰이 합류한 전자랜드는 올 시즌 내내 사라졌던 특유의 색깔이 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멈췄던 전자랜드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 것. 전자랜드는 시즌 전적 11승19패로 8위에 머물러 있지만, 7위 kt와 1.5경기차, 6위 원주 동부와는 4.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포주장’이 이끄는 반전의 감동 드라마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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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웰이 승리 후 라카룸으로 향하면서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