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두 명이 한 팀이 됐다.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복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저스는 8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아롤디스 채프먼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두 명을 내주고 채프먼을 받아 올 예정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다저스는 켄리 잰슨과 채프먼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각각 36세이브와 33세이브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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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잰슨은 지난 시즌 세이브 상황일 때와 아닐 때의 기복이 심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러나 일단은 두 선수를 모두 지킬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어쨌든 최고의 마무리 두 명이 한 팀이 된 만큼, 불펜이 강해진 것은 확실하다.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지금까지는 내셔널리그에서 최고”라며 다저스 불펜진이 강해졌음을 인정했다.
문제는 두 마무리 투수가 어떻게 공존하느냐다. 헤이먼은 두 선수가 모두 마무리를 맡고 싶어 한다며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전했다.
둘의 어색한 공존은 자칫 지난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가 조너던 파펠본을 영입한 이후 셋업맨으로 밀려난 드루 스토렌이 무너졌던 것처럼 마무리에서 밀려난 투수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잰슨의 2015시즌 성적을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는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3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8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 반면,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나온 1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엄밀히 말하면 셋업맨이 등판하는 8회도 3점 이내로 앞서 있으면 세이브 상황이다. 그러나 9회를 마무리할 때의 긴장감과 비교하면 엄연히 다르다. 3년 만에 셋업맨 자리로 돌아올 그가 이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황도 애매하다. 두 선수는 모두 2016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다. 셋업맨으로 밀려날 경우 자신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벤치의 결정을 쉽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다저스 담당 기자 빌 플룽켓과 ‘ESPN’의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버스터 올니는 이런 상황이 신임 감독 데이브 로버츠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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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프먼은 2016시즌 이후 FA가 된다. 사진= MK스포츠 DB |
‘MLB.com’의 스탯캐스트 전문 칼럼니스트 마이크 페트리엘로도 최근 구단들이 불펜 투수의 가치를 평가할 때 세이브에 의존하지 않는 경향을 언급하며 “누가 마무리하느냐”는 FA 시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어떤 이닝을 막느냐’보다 ‘어떤 타자를 상대로,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느냐’를 더 중시하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한
또 다른 걱정도 있다. ‘ESPN’ 칼럼니스트 짐 보우든은 “채프먼과 잰슨의 8~9회 조합과 채프먼과 야시엘 푸이그가 보여줄 늦은 밤 헐리우드에서의 조합 중 어느 것이 더 다이내믹할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채프먼과 푸이그의 결합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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