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큰 마음을 먹고 도전했으나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황재균(28·롯데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도전 기회는 다음으로 건너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에 대한 포스팅 결과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음을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달에는 손아섭(롯데)이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으나 응찰한 팀이 없어 고배를 마셨다.
두 선수 모두 포스팅 시스템에서 막혔다. 포스팅 시스템은 비공개 경쟁입찰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않은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때 사용한다. 여러 구단이 응찰액을 써내면 그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구단만이 해당 선수와 우선 협상권을 얻게 된다. 이런 이유로 선수에게는 다소 불리한 제도일 수 있다. 포스팅 시스템을 이용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은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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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균. 사진=MK스포츠 DB |
이번 사례처럼 응찰한 구단이 단 한 곳도 없으면 협상도 해보기 전에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이 무산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지난 2013년 류현진(LA 다저스)이 2573만 7737달러, 2014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500만의 2015달러의 포스팅 응찰액을 이끌어내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역대 아시아 야수 중 포스팅 응찰액인 1285만 달러를 이끌어 낸 뒤 빅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총 10차례나 포스팅 시스템을 이용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것을 고려하면 대박을 터뜨릴 확률은 지극히 적다. 지난 2013년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각각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200만 달러와 150만 달러(추정)로 응찰 받았다. 김광현은 연봉 협상에서, 양현종은 적은 포스팅 금액으로 틀어지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여기에 포스팅 시스템은 연봉 협상에도 영향을 끼친다. 협상구단이 한 구단에 불과해 선수 입장에서는 연봉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 이번 박병호의 사례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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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 사진=MK스포츠 DB |
미국 스포츠매체 FOX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박병호의 이번 계약이 포스팅 시스템의 불공평함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로젠탈은 “박병호가 2년 뒤 FA 자격을 취득하지만 나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FA 자격을 취득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경우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양쪽 모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와 포스팅 시스템을 손봤다. 기존에는 한국과 같이 비공개로 최고 입찰금을 써낸 메이저리그 구단만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최대 상한액을 정해놓고 복수팀의 팀이 협상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재 최대 상한액은 2000만 달러로 지난 2014년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 5500만 달러에 계약하는데 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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