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FA트렌드 분석: 높아진 불펜투수의 위상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거대한 쩐의 전쟁이 휴지기에 돌입했다. 자유계약선수(FA)시장이 절정에 치달으며 현재까지 총액 717억 7000만원의 거액이 오고갔다.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도 활발했다. 특히 불펜투수의 위상이 높아졌다. 시장을 주도하며 FA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썼다.
올 시즌 FA시장에서는 새로운 흐름이 감지됐다. 팀 불펜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거물급 불펜투수들의 자리이동이 활발히 펼쳐졌다.
시작은 윤길현이 끊었다.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이 마감한 뒤 29일 롯데는 윤길현과 4년간 38억원에 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어 30일 더 큰 계약이 이뤄졌다. 주인공은 또 다시 롯데. 롯데는 구원왕 출신인 손승락을 4년간 60억원에 이르는 거액으로 사로잡았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번엔 한화가 대박계약 소식을 알렸다. 한화는 이번 FA 마운드 최대어였던 정우람과 4년간 84억원이라는 메머드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3명의 선수를 합친 금액만 총액 182억원. 여기에 3년간 30억원에 소속팀 LG에 잔류한 이동현까지 더해진다면 규모가 더 커진다.

↑ (위쪽부터 시계방향 정우람 손승락 이동현 윤길현)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불펜투수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선발투수들이 이번 FA시장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불펜투수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지난해 장원준(84억원)과 윤성환(80억원)이 이끌었던 선발투수들의 대박 계약 행진이 이번에는 주춤했다. 송승준이 4년간 40억원, 채병용이 2+1년간 10억 5000만원에 각각 롯데와 SK에 잔류했고 심수창이 4년간 13억원에 한화로 새 둥지를 찾은 것 이외에 매물 자체가 적었다.
불펜투수로만 한정해도 올 시즌 새로운 기록이 달성됐다. 지난해 안지만이 세운 4년간 65억원의 기록이 1년 만에 경신됐다. KIA 윤석민이 마무리투수로 4년간 90억원을 받았지만 다음 시즌 보직이 미정인 상태기에 향후 정우림의 선두 등극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올 시즌 FA시장 트렌드는 불펜투수의 비중이 높아졌다. 일부 선수는 선발투수보다 배 이상의 높은 대우를 받게 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 했던 불펜투수들의 가치 상승이 대폭 이뤄졌다. 이는 시즌을 치르며 10개 구단의 공통적 과제로 뒷문불안이 떠올랐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상위권 몇 몇 팀을 제외하고 이번 시즌 역전패 악몽에 시달렸다. 이번에 마무리급 투수 2명을 동시엔 영입한 롯데는 시즌 내내 ‘롯데시네마’라는 조롱을 들을 정도로 뒷문이 허술했다. 한화 역시 기존의 권혁과 박정진 등의 과부화가 과제로 남겨졌고 LG와 kt는 내년 시즌 마무리투수 교체가 이뤄질 전망. 이러한 흐름에 맞춰 확실한 불펜 믿을맨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확실해지며 가치가 급상승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깊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어깨 소모가 심한 편이고 불규칙한 투구 리듬이 많기에 지나친 거액이 담보된 장기계약은 팀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내부육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무리부족을 호소하는 구단들 에게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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