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전력 누수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 박석민(NC)의 FA 이적과 임창용의 방출 등 도미노가 차례로 쓰러지듯 향후에도 전력누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에게 지난 30일은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하루였다. 이날 삼성은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임창용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구단은 해당명단에 선수를 포함해야만 내년 시즌 계약을 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 바꿔 말하면 보류선수명단에서 이름을 제외하는 선수는 방출이다.
구단이 선수의 그간의 업적을 생각해 ‘방출’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았지만, 이로써 임창용과 삼성의 관계는 끝이 났다. 임창용 개인으로도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서 법적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다 도박이력이 남아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모로 이 비극적인 사건이 터지면서 내년 시즌 삼성의 마무리 공백은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됐다.
↑ 박석민이 이탈한 삼성의 전력 누수 도미노가 현실화 될 조짐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삼성도 박석민과 4차례 만남을 가지며 성의를 보였지만 NC의 계약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NC는 박석민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고 이미 28일 박석민과 NC가 계약을 했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야구계에 퍼졌다. 그만큼 삼성이 박석민과 계약에서는 NC와 비교되는 행보로 무기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04년 삼성 1차로 프로에 입단, 향후 새로운 삼성의 세대를 이끌며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었던 선수를 잃었다. 박석민은 통산 1027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974안타 163홈런 638타점 576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에러 숫자는 96개. 당장 이만큼의 지분이 타선에서 빠져나간다는 뜻. 대체선수가 박석민의 몫만큼을 해내지 못한다면 타선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향후 상황도 첩첩산중이다. 2014년부터 삼성에서 활약하며 타율 2할9푼7리 79홈런 235타점을 기록한 강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의 재계약도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바로는 앞서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가 강력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일본언론을 통해 나왔다. 외인 선수를 잡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삼성이지만 일본과의 ‘머니게임’은 승산이 많지 않다.
다년 계약은 물론 1년 단위 계약에도 파격적인 금액을 투자하는 일본이다. 이미 삼성은 지난 겨울 에이스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를 같은 상황에서 잃은 경험이 있다. 당시 삼성의 제시액도 KBO리그 최고수준이었고 밴덴헐크도 삼성잔류에 뜻이 있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머니파워’는 실제 발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강력한 수준이었다.
내야수로서 40홈런과 20도루 이상이 기대되는 호타준족에, 유격수 출신으로 수비능력도 뛰어난 나바로의 가치를 일본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결국 프로의 세계는 대우로 결정된다. 삼성이 나바로를 잡기 위해서는 일본측을 뛰어넘는 파격금액을 제시하는 수밖에 없다.
임창용 외 도박혐의를 받고 있는 나머지 2명 윤성환과 안지만의 거취 문제도 고민이다. 삼성 측은 “아직 구체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거취 문제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장 이들이 내년에 뛸 수 없다는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 법적인 사실관계 규명이 먼저이기
이처럼 삼성의 전력 누수는 일개 사건이 아니라, 급격한 흐름을 막지 못한 도미노 같은 공포로 번질 수 있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