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의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임창용(40)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 야구에 있어 소중한 인재였다. 그런 그의 일탈이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지난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2016시즌 재계약 대상자인 보류선수 명단에서 임창용을 제외했다.
임창용은 마카오에서 불법 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아왔고, 한국시리즈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지난 25일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 임창용은 한국, 일본, 미국 3개국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흔치 않은 경험을 가진 선수다. 사진= MK스포츠 DB |
쉽게 지워지지 않을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지난 1989년 신시내티 레즈 감독이던 피트 로즈가 경기에 돈을 건 것이 적발돼서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이후 로즈는 방송 중계 등으로 야구계 주변을 맴돌며 야인으로 살고 있다.
임창용은 로즈처럼 자신이 뛴 경기에 돈을 걸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불법 도박이라는 점에서 그가 다시 야구계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된다면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그렇다.
임창용이 어떤 선수인가. 2008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뒷문을 책임지며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인 2013년에는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를 노크했다. 2013년 상반기를 재활에 매달렸고,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마이너리그 전 레벨을 소화한 끝에 9월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 개막 로스터 진입을 위한 사투를 벌였다. 여기서 그는 그야말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의 제일 밑바닥을 경험했다. 힘껏 라이브 피칭을 했지만 감독의 외면을 받았고, 시범경기 등판이 예고됐다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그는 캠프 도중 컵스를 나와 삼성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마저 매듭짓지 못한 아쉬움을 끌어 안은 그는 지난 2년간 104경기에 출전해 64세이브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의 경험은 돈으로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그의 잘못된 선택으로 고스란히 묻힐 위기에 처했다. 그에게도, 한국 야구에게도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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